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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단의 터' 송현동 부지, 내일(7일) 시민 품으로

<앵커>

경복궁에서 길 하나면 건너면 되는 곳에 높은 담장으로 둘러싸여 있던 땅이 있습니다. 우리 근현대사가 담겨 있지만 100년 넘게 들여다볼 수조차 없던 곳인데 이 송현동 부지가 내일(7일)부터 시민들에게 개방됩니다. 현장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김상민 기자, 전해주시죠.

<기자>

서울광장 면적의 3배에 달하는 이곳 종로구 송현동 부지는 서울 한복판에 있지만, 일제 강점이 시작된 뒤로 일반 시민들에게 공개된 적이 없어서 한 세기 넘게 '금단의 땅'이라고도 불렸습니다.

이제 내일부터 오는 2024년 말까지 2년 동안 이 공간은 일반 시민들에게 임시로 개방이 됩니다.

이렇게 넓게 조성된 잔디광장 한 편에는 지름 5미터 대형 보름달을 형상화한 조명을 중심으로 주변에 작은 수십 개 달빛이 이곳의 가을밤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부지 전체를 둘러싸고 있던 4미터 높이 장벽은 낮은 돌담으로 변했고, 뒤로는 탁 트인 녹지가 펼쳐졌습니다.

1만 제곱미터의 잔디밭이 조성됐는데, 서울광장보다도 1.5배 넓습니다.

시민 휴식과 문화예술 행사 공간으로 활용하게 됩니다.

조선 말기 세도가와 친일파 자택이 있던 이곳에는 일제강점기 때 식민 수탈 기구인 조선식산은행 사택이 들어섰고, 해방 이후에는 미군과 미 대사관 숙소 등을 거쳐 삼성과 대한항공 등 대기업이 차례로 사들였습니다.

하지만 각종 규제로 개발 계획이 틀어지자, 대한항공은 지난해 12월 부지 맞교환 방식으로 송현동 부지를 서울시에 넘기기로 했습니다.

[김재국/서울 은평구 : 오래 살고 봐야겠구나. 감회가 새롭습니다. 왜냐면 이 땅을 우리가 밟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많이 했었고 세상 아주 감동입니다, 오늘.]

송현동 부지에는 고 이건희 삼성 회장의 유족이 기증한 문화재와 미술품을 전시할 기증관도 들어서는데, 국제 설계 공모를 거쳐 오는 2025년부터 지어질 계획입니다.

이때부터 다시 시민의 출입이 금지되는데, 기증관이 완공되고 정비가 완료되는 2028년 초부터 정식 문화공원으로 재개장할 예정입니다.

(영상취재 : 황인석·이찬수, 영상편집 : 박춘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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