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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언급하며 '묻지마 폭행'…조사도 없이 돌려보냈다

<앵커>

길을 가고 있는데 모르는 남성이 갑자기 다가와서 자신을 때린 뒤에 계속 쫓아왔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피해자는 그 남성이 마약 이야기까지 꺼냈다고 하는데, 그런데도 경찰은 붙잡았던 남성을 바로 풀어줬습니다.

제보 내용 박하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어젯(5일)밤,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의 한 도로.

건널목 앞에 서 있던 여성 옆으로 한 남성이 다가가더니, 갑자기 여성을 밀칩니다.

CCTV에 보이지 않는 곳으로 밀려났던 여성은 폭행을 당했고, 잠시 뒤 횡단보도를 뛰어 급히 건넙니다.

[제보자 : (그 사이에) 저를 밀치고 목을 조르고 업어치기하고 (남성이) 약간 환각상태인 것 같고….]

여성은 이곳에서 남성을 겨우 뿌리치고 길을 건너 맞은편에 있던 버스에 올라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그런데, 여성을 쫓아간 남성은 버스에까지 올라탑니다.

[제보자 : '기사님, 저 사람 이상한 사람이니까 문 열어주지 마세요'라고 얘기를 했는데 (문 열려서 남자가 탔고) 남자는 제 옆에서 문 빨리 열어라, 경찰 부를 필요 없다, 나 얘만 데리고 가면 된다….]

남성은 갑자기 마약 얘기도 꺼냈습니다.

[버스 기사 : 남자가 자꾸 마약 얘기하더라고. 그 여자가 마약에 취했다고. (승객들한테 도와달라고) 했어요. 그런데 아무도 관심이 없어.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했더니 (남성이) 마음대로 하라고….]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했고 피해 여성은 남성이 마약을 언급했단 내용까지 담아 진술서를 쓰고 귀가했습니다.

밤새 잠을 못 이뤘던 여성이 사건 처리를 물었더니 경찰은 남성을 폭행 혐의로 입건만 하고 귀가시켰다고 했습니다.

[제보자 : 그 사람은 혹시 어떻게 됐어요, 이랬더니 (경찰이) 집에 갔는데 (했어요.)]

늦은 시각이었고 남성이 술에 취해있었다는 게 이유입니다.

마약 여부는 확인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제보자 : 본인이 마약이 어쩌고저쩌고 말도 안 되는 얘기를 했거든요.]

[경찰 : 술 취해 가지고 계속 헛소리 하는 것 같기는 하더라고요. 그 사람한테 얘기 들은 거는 'XXX(제보자) 씨가 마약을 한 것 같다' 이런 식으로 얘기를 해 가지고]

전치 2주 판정을 받은 피해 여성은 경찰 조치를 이해할 수 없다며 분통을 터트렸습니다.

[제보자 : 그 사람을 그냥 보냈다니…. 초기 수사부터 부실하고 형사의 대응 자체가 잘못됐다는 걸 느껴서 제보를 하게 됐어요.]

이에 대해 경찰은 "남성이 술에 취해 귀가를 요청하고 있는 임의동행 상태에서, 남성의 동의 없이 마약검사를 강제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추후 동의를 받아 마약검사를 할 예정이었다"고 해명했습니다. 또 피해자에게도 "추후 남성의 동의를 받아 마약검사를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고, 오늘(7일) 남성의 동의를 받아 실시한 마약 간이검사에서도 음성이 나왔다고 알려왔습니다. 

(영상취재 : 양지훈, 영상편집 : 김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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