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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원 나와도 자립은 '까마득'…막막한 자립준비청년들

<앵커>

보육원과 같은 보호시설에서 지내다 홀로 독립하는 이들을 자립준비청년이라고 합니다. 독립 이후 5년까지는 정부의 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이 기간이 끝나면 아무런 지원 없이 세상에 던져지는 청년들이 많습니다.

이들의 고충을, 김덕현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기자>

지난 3월 봅슬레이 국가대표로 선발됐던 자립준비청년 25살 강한 씨.

대선 기간에 당시 후보였던 윤석열 대통령과 만나 자립준비청년의 어려움을 털어놓으며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난달 강 씨는 국가대표 자격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국가대표 선발전에 출전하지 않았습니다.

지난 2017년 보육원에서 나온 뒤 5년간 받았던 정부 지원이 끊기면서 경제적 어려움이 너무 커졌기 때문입니다.

정부 보증으로 들어간 LH 청년임대주택의 계약 주체가 강 씨로 바뀌면서 주거비가 매달 60만 원 이상 늘었습니다.

[강한/자립준비청년 : 계속 운동을 해봤자 빚만 쌓이고 더는 내가 갈 길이 안 보이더라고요. 공장을 가야 하나? 안정적으로 돈을 벌고 살려고 하면….]

기초생활수급비 80여만 원과 배달 아르바이트 등으로 근근이 살아가는 강 씨에게는 대학을 졸업하는 내년부터가 더 걱정입니다.

[강한/자립준비청년 : 대학교를 졸업하면 기초생활수급 자격이 끊겨요. 진짜 오로지 혼자서의 능력이 필요한 거죠. 물어볼 어른도 없고 하니까 이러다가 진짜 내가 죽는 것도 아닌가 싶기도 하고.]

보육시설에서 독립한 지 7년째인 자립준비청년 신선 씨.

지난해부터 정부 지원이 끊겼습니다.

[신선/자립준비청년 : 되게 막막하더라고요. LH 청년임대 이자를 할인받고 있던 것도 없어지고 또 다른 서비스를 신청할 수 없는 것들이 많아지다 보니까….]

경제적 지원이 사라지는 동시에 자립준비청년의 생활을 살피며 상담해주는 자립지원전담기관 서비스를 받는 것까지 끝나면서 심리적 불안까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자립지원전담기관도 서울, 세종, 대구, 강원, 울산 등 5개 지역은 아예 없고 전담 인력 자체도 부족합니다.

자립준비청년들이 진정한 자립을 할 때까지 계속 도와주기에는 지원 기관 자체가 부족한 겁니다.

[김주하/보호종료아동을 위한 커뮤니티 케어센터 국장 : 기간을 조금 더 넓게 봤으면 좋겠고. 섹션을 나눠서 20대 후반, 30대 초반인 친구들에게도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홀로 서기를 할 준비가 됐는지 살피면서 맞춤형 지원을 하는 세심한 사회 안전망을 자립준비청년들은 바라고 있습니다.

[주우진/자립준비청년 : 시설 출신, 자립준비청년 출신이 아니라 사회 구성원으로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는 게 가장 핵심이거든요. 사회에 잘 정착할 수 있는 그런 교육들을 좀 해줬으면 좋겠다….]

(영상취재 : 정상보, 영상편집 : 최혜영, VJ : 김종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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