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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우언라이 전보' 전문…"중국, 6.25 참전 꺼렸다"

<앵커>

며칠 뒤인 9월 15일은 6.25 전쟁의 대표적인 작전이었죠, 인천상륙작전이 감행된 지 72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지금까지는 중국이 북한을 돕기 위해 적극적으로 6·25 전쟁에 참전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전쟁 초기 참전을 꺼렸던 사실이 저희 취재 결과 처음 확인됐습니다.

베이징에서 김지성 특파원입니다.

<기자>

6·25 전쟁 발발 직후인 1950년 7월 2일, 당시 중국 총리 저우언라이가 소련 서기장 스탈린에게 보낸 전보입니다.

지금까지는 전체 전보 내용 가운데 미군이 38선을 넘으면 중국도 참전하겠다고 말한 부분만 알려져 왔습니다.

하지만 베이징대 한반도연구센터가 전보 전문을 입수해 확인한 결과, 중국의 의도는 전혀 달랐습니다.

당시 중국은 가장 먼저 유엔을 통한 평화적인 해결을 제안했습니다.

중국이 유엔에 가입해 한반도 문제 등을 토론하는 데 동의한다는 내용입니다.

중국은 그 다음으로 미군이 부산과 마산, 목포로 상륙할 것으로 보고, 북한군이 북쪽으로 오는 길목인 대전과 금산, 대구를 미리 점령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미군이 상륙을 못 하거나 북쪽으로 진군하지 못한다면 중국이 참전할 이유가 없다는 것으로 전쟁 참여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 겁니다.

[저우톈위/베이징대 한반도연구센터 연구원 : 이 두 가지 방안이 통과되면 사실 중국은 출병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것이 전보의 주요 내용으로, 중국의 소극적인 출병 태도를 보여줍니다.]

이 전보에서 중국은 마지막으로 미군이 38선을 넘을 경우 참전하겠다고 했지만 여기에도 단서를 붙였습니다.

소련 공군이 엄호를 해달라고 한 건데, 당시 소련은 미국과 충돌을 원하지 않던 상태라 이 역시 실현 불가능한 요청이라고 연구진은 판단했습니다.

이런 내용을 담은 저우언라이의 전보 전문이 공개된 것은 처음입니다.

연구진은 중국이 막판까지 6·25 참전을 고민했지만, 미군이 평양~원산에서 진군을 멈출 것이라는 북한 측 정보를 근거로 참전을 최종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미군과 싸우지 않고도 손쉽게 북한 북부 지역을 확보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겁니다.

중국이 6·25 전쟁 초기 참전을 꺼렸던 사실이 새로 밝혀짐에 따라 중국과 북한의 혈맹 관계에 대한 재조명도 가능해질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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