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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자에게 더 가혹한 재해…고립된 산골 마을

<앵커>

태풍이 빠져나가고 그래도 시간이 좀 지났습니다만, 피해 지역이 워낙 넓다 보니까 아직 복구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곳도 많습니다. 경북 포항에는 여전히 물과 전기, 심지어 통신까지 끊긴 산골 마을이 있습니다.

현장을, 박하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토사와 나뭇가지가 양옆으로 쌓인 도로를 달리다 만난 마을.

물길이 되게 거센데, 어떤 피해가 있었는지 한번 여쭤보겠습니다.

불어난 물에 하천 건너편과 이어주던 도로가 끊겼는데 이제야 임시 도로를 만들고 있습니다.

[금문철/경북 포항시 : 다 유실됐지요. 오늘 처음으로 건너왔습니다. 이게 길이었는데 물이 세게 몰려오니까 (길이) 막고 있으니까 붕괴됐죠.]

물도, 전기도, 통신도 끊긴 상황,

[김영자/경북 포항시 : 아들이 (여기) 소식을 몰라서 그저께 그 비를 맞고 줄을 타고 건너와서….]

할머니는 젖은 물건들을 혼자 마당으로 꺼내 말리려다 이제는 지쳐버렸습니다.

[김영자/경북 포항시 : 이런 일 두 번 겪으면 못 산다. (밥은) 어제 가져다준 걸 가지고 어젯밤에 한 숟가락 먹고 오늘 아침에 한 숟가락 먹고 아직 그대로 있다.]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가려는데 도로가 통제돼 있습니다.

마을로 들어가는 왕복 2차선 도로입니다.

폭우와 불어난 물로 인해서 아스팔트 도로가 완전히 무너져 내렸고 도로는 끊겨버렸습니다.

어디로 갈지 잠시 길을 헤매는 사이, 지금 주민 분이 피해가 더 심한 곳이 마을 안쪽에 있다고 따라오라고 하셔서 저희가 상황을 한 번 같이 확인해보려고 이동하고 있습니다.

도로는 꺼지고 전신주는 제멋대로 기울어져 있습니다.

[윤순태/경북 포항시 : 전기 케이블이라든지 통신 케이블 같은 것, 지금 들어오는 게 수도입니다. 수도도 끊기고.]

흙탕물이 쓸고 간 뒤 엉망이 돼버린 고추밭, 또 진흙으로 가득 차버린 앞마당.

[저기서 물이 넘어와서, 제방이 터져가지고.]

흙투성이 집안에 집기들은 씻지도 못하고 그대로 쌓아뒀습니다.

[김태현/경북 포항시 : 오시기 전에 여기 누워 있었습니다. (모레) 아버지 제사 어머니 제사인데. 어쩔 수 없죠, 포기해야죠. 내가 살아야 되니까.]

피해 신고조차 하기 어려워 답답하기만 합니다.

[서복남/경북 포항시 : 며칟날까지 (피해) 신고를 하라고 하는데 휴대전화가 터지나 뭘 어떻게 하나. 전부 70, 90 넘은 할머니들이 지팡이 짚고 (마실) 물을 어디서 구하나.]

복구할 힘을 얻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도움의 손길을 주민들은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승태, 영상편집 : 김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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