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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브스夜] '그알' 8월 강남 침수 사태…그날 그곳의 맨홀 뚜껑은 왜 열렸을까?

[스브스夜] '그알' 8월 강남 침수 사태…그날 그곳의 맨홀 뚜껑은 왜 열렸을까?
왜 그날의 참사는 막을 수 없었을까?

3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이하 '그알')에서는 '죽음의 구멍 - 도시는 왜 흉기가 되었는가'라는 부제로 8월 강남 침수 사태를 조명했다.

지난 8월 서울에 내린 기록적인 폭우로 강남 일대 곳곳에서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그리고 강남 곳곳의 도로에서 역류가 목격됐다. 도로에서 맨홀 뚜껑이 열리며 물이 역류한 것이었다.

이에 상상하지도 못했던 일이 벌어졌다. 몸이 불편한 아버지를 병문안하고 돌아가던 남매가 맨홀에 빠지고 말았던 것. 순식간에 사라진 남매를 찾기 위해 수십 명의 구조대원이 투입되어 일대의 지하를 수색했으나 이들을 찾기는 쉽지 않았다.

그리고 결국 두 사람은 각각 다른 곳에서 숨진 채 발견되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지상과 지하를 연결해주는 수직 구멍을 일컫는 맨홀(Manhole)의 뚜껑은 보통 100kg이 넘는 무게와 특수 잠금장치로 일부러 열기도 힘들었다. 하지만 그날 맨홀 뚜껑은 왜 그렇게 쉽게 열렸던 것일까.

이에 해당 맨홀을 관리하는 서초구청에서는 "강남역 일대가 지형이 낮은 데다 순간적 폭우로 갑자기 많은 빗물이 유입되면서 우수박스 내 엄청난 수압이 발생하여 수압을 버티지 못하고 맨홀이 비산된 사항이다"라는 답변을 전했다.

그러나 시뮬레이션 결과 사고 지점의 맨홀은 열리지 않는 것이 정상이었다. 하지만 열려버린 맨홀, 이에 전문가는 하수관망들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하는 상황에 의해 맨홀이 열린 것이라 추측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은 강남의 배수 시스템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침수 피해를 막기 위해 만들어진 빗물펌프장이나 유역분리 터널이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것. 그러나 서울시는 이러한 시설이 충분히 제 역할을 했다고 주장해 의아함을 자아냈다.

반복되는 강남의 침수 피해의 기본적인 이유는 지형 때문이었다. 또한 급속도로 발전한 겉모습에 비해 지하의 배수 시스템은 비를 감당하는데 실패했던 것. 이에 매년 많은 비용을 들여 개선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땅 속에 지장물들이 워낙 많이 있다 보니 근본적인 문제가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우리와 비슷한 상황의 일본은 침수 피해 대비를 위해 도쿄 지하에 1조 4600억 원을 들여 대심도 터널을 만들었다. 대심도 터널은 빗물을 저장하도록 만든 엄청나게 큰 구조물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시설을 설치한 후 침수 피해는 거의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관계자는 6번 정도 수해가 발생했을 경우 피해 금액이 건설비용과 맞먹는다며 이를 설치한 것으로 큰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에도 이와 비슷한 대심도 터널이 있었다. 서울시 양천구에 설치된 신월 터널이 그것인 것. 그리고 이는 실제로 이번 폭우에서도 강남보다 훨씬 적은 피해를 보며 큰 효과를 거둔 것으로 확인됐다.

침수 대비는 물론 침수 피해에 대한 조사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는 강남구. 주민들은 지자체의 조사에 대해서도 큰 불만을 갖고 있었다.

이와 달리 일본은 부동산 거래 시 침수 피해에 대한 이력을 공유하는 것이 2년 전부터 의무화되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국토교통성 홈페이지의 재해 예측지도를 검색하면 침수 등에 관한 정보를 쉽게 알 수 있었다.

여러 가지 이해관계 때문에 침수 조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우리나라처럼 일본도 처음에는 여러 가지 문제가 얽혀있어 시스템을 구축하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부동산 정보와 함께 이를 공개하는 것이 의무화되면서 집주인이 나서서 침수 피해 방지를 위한 방수 대책을 제대로 세우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는 이번 폭우로 인한 피해로 침수 대책을 다시 세웠다. 이에 서울시는 맨홀에 추락방지시설을 설치할 것을 약속했다. 하지만 과연 이것이 강남 침수 피해를 막을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을 남겼다. 

(SBS연예뉴스 김효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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