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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가득한 빗물받이…집중호우 실험해보니

<앵커>

이번 집중호우 때 도로변에 있는 빗물받이에 쓰레기가 가득 쌓여 있어서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실제로 실험을 해보니 빗물받이 상태에 따라 침수 피해 정도가 달랐습니다.

유덕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9일, 경기도 의정부 용현동 일대 도로입니다.

시간당 80mm 이상의 비가 쏟아지자 한 시간도 채 안 돼 무릎까지 물이 차올랐습니다.

하지만 상인 등 주민들이 앞다투어 빗물받이 주변 쓰레기를 거둬내면서 도로에 가득 찬 빗물은 점점 빠져나갔고, 큰 침수 피해를 면할 수 있었습니다.

도로변에 설치된 빗물받이는 지상의 빗물을 모아 하수관으로 빼주는 역할을 합니다.
덮어 둔 빗물받이
하지만 평소 쓰레기로 차 있거나, 악취가 난다고 덮어 두는 경우, 큰 비가 올 때 제 역할을 해내지 못합니다.

시간당 50mm의 집중호우를 가정했을 때, 정상적인 빗물받이는 물이 땅 위로 최대 2.7cm 차는 데 그쳤지만, 빗물받이가 3분의 1 정도 가려지면 수위가 두 배 높아지고, 전부 가려진 경우는 채 10분도 안 돼 인도 위로 물이 넘쳐 차오릅니다.

또, 빗물받이 아래 배수로에 흙과 나뭇가지만 있을 땐 배수가 계속 이뤄지지만, 담배꽁초와 비닐봉지 등 쓰레기가 섞인 경우는 물 흐름을 막으면서 금세 빗물받이 위로 역류해 버립니다.

서울시는 우기가 시작되기 전인 매년 5~6월 각 자치구에 40억 원을 지원해 전체 빗물받이 점검과 청소를 실시하지만, 이 예산만으로는 충분치 않습니다.

실제로 서울 전역에 설치된 빗물받이 55만 7천여 개의, 평균 청소 횟수는 올 들어 1.44회에 그쳤습니다.

주기적으로 빗물받이와 배수로 등을 점검하고 청소하지 않으면 집중호우에 속수무책인 겁니다.

무엇보다 원활한 배수가 가능한 상태를 유지하려면 빗물받이에 담배꽁초 등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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