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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브스레터 이브닝(8/8) : 물러난 박순애…원 포인트 인사? 참모진 개편?

스브스레터 이브닝

퇴근길에 보는 뉴스 요약, 스브스레터 이브닝입니다. 

레터용 8월8일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윤석열 정부 내각 첫 낙마라는 불명예를 기록하게 됐네요. 지난달 4일 임명됐으니까 34일 만의 낙마라는 점도 불명예겠네요. 윤석열 대통령이 복귀하는 날, 윤 정부 출범 후 첫 국무위원 사임이 이뤄졌는데요, 인적쇄신이 박 장관 1명의 경질로 끝날까요? 아니면 대통령실과 내각의 인적 쇄신이 뒤따를까요?
 

"많이 부족했다"…물러난 박순애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오후 늦게 사퇴 기자회견을 했는데요, "제가 받은 교육의 혜택을 국민께 되돌려드리고 싶다는 마음으로 달려왔지만 많이 부족했다" "학제개편 등 모든 논란 책임은 저에게 있으며 제 불찰이다"라고 짧게 말하고 자리를 떴다고 해요.
레터용 박순애 사퇴

역대 교육부 장관 가운데는 임기가 5번째로 짧은 '단명' 장관으로 기록됐고요, '만 5세' 취학 추진방안을 발표한 날로부터는 불과 열흘 만에 부총리직을 내려놓게 됐네요.

박 부총리의 사퇴는 사실상 경질로 볼 수 있겠네요. 취임 전부터 만취 운전 전력으로 도덕성과 자질 논란에 시달렸는데요, 특히 2001년 혈중 알코올 농도 0.251%의 만취 상태로 음주운전을 했다가 적발된 점이 여론의 도마에 올랐죠. 교육공무원의 경우 음주운전은 성적 조작 등과 함께 중대 비위로 분류된다는 점 때문에 정치권은 물론 교직 사회에서조차 싸늘한 반응이 이어졌고요. 또 자녀 입시컨설팅과 논문 표절 의혹에 대해서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라거나 '연구 윤리가 정립되기 이전 사안'이라는 입장을 되풀이하며 회피하기에 급급했죠. 

학부모, 박순애 장관 사퇴 촉구

교육정책을 다뤄보지 않아 전문성 논란도 있었는데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교육과정 개정, 대입 개편, 코로나19 확산 이후 발생한 학력격차 해소 등 산적한 현안을 잘 해결할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이 시각이 많았죠. 이번에 '만 5세 취학' 문제에서도 박 부총리의 전문성 부족이 여실히 드러났고, 분출하는 사퇴 요구에 맞닥뜨리게 된 거죠. 

'음주 운전'은 넘었지만 '만 5세 취학'의 문은 넘지 못한 건데요, 논란의 중심이 됐던 학제개편안도 사실상 폐기 수순을 밟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봐야죠. 
 

복귀하면서 '인적쇄신' 꺼낸 윤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은 '내부 총질' 문자 노출 사태와 휴가 이후 13일 만에 출근길 문답(도어스테핑)에 나섰는데요, 인적 쇄신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국민 관점'이라는 말을 꺼냈네요. "모든 국정 동력이라는 게 다 국민들로부터 나오는 것 아니겠는가? 국민들의 관점에서 모든 문제를 다시 점검하고 잘 살피겠습니다"고 답변한 거죠.

국민 눈높이에서 크게 벗어난 인사는 거취 문제를 정리하겠다는 뜻으로 읽히는 답변인데요, 한 번 기용하면 믿고 맡기는 윤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에 변화가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답변이죠. 

윤석열 대통령
◇ 기자: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자진사퇴 이야기도 나오고, 여론조사 지지율은 하락세입니다. 인적쇄신과 관련해 어떠한 입장입니까?
◆ 윤 대통령: 모든 국정 동력이라는 게 다 국민들로부터 나오는 것 아니겠습니까? 국민들의 관점에서 모든 문제를 다시 점검하고 잘 살피겠습니다. 그리고 이제 바로 일이 시작되는데 그런 문제들도 (집무실) 올라가서 살펴보고 필요한 조치가 있으면 하고, 그렇게 일을 해 나가겠습니다.

지금까지 윤 대통령은 참모진 대폭 물갈이나 장관 교체 등 인적 쇄신에 부정적인 입장이었죠. 대통령실이 윤 대통령 휴가 첫날인 지난 1일 브리핑에서 인적 쇄신론에 대해 "그런 얘기는 근거가 없다"며 선을 그은 바 있고요, 어제(7일)도 "취임 석 달이 채 지나지 않은 만큼 대통령을 모시면서 부족함이 드러난 참모들에 대해 다시 한번 분발 촉구하되 분발해서 일하라는 당부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기자들에게 설명했거든요. 윤 대통령이 휴가 복귀 뒤에 참모 등을 대상으로 한 인적쇄신보다 민생행보에 주력할 것으로 관측되기도 했죠. 

하지만, 20%대의 낮은 지지율로 국정 동력 상실 위기에 놓이면서 인적쇄신 카드를 꺼낸 것으로 보이네요. 특히 교육 정책의 민감성 때문에 박순애 장관을 서둘러 경질하기로 한 것으로 볼 수 있죠. 만 5세 취학을 골자로 한 학제개편안을 둘러싼 혼란이 가라앉지 않는 와중에 외교 폐지 발표까지 혼선이 일면서 학부모 단체와 교원단체, 그리고 야당에서 연일 사퇴 요구가 분출하는 상황이니까요.
 

'원 포인트' 인사로 끝? 여권서도 인적쇄신론 '솔솔' 


그러면 박순애 장관 경질이라는 '원 포인트' 인사로 끝날까요? 국민의힘 내에서 처음으로 윤석열 정부 초대 내각 국무위원 2명의 경질을 언급하는 공개 발언이 나왔네요.  5선의 조경태 의원인데요, YTN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이상민 장관과 박순애 부총리 두 사람이 경질되는 게 맞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을 받고 "대통령의 지지율을 갉아먹는 내각이 있다면 읍참마속 하는 마음으로 인적 쇄신은 필요하다고 본다"면서 사실상 두 장관의 경질을 요구했죠.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연합뉴스)
◇ 진행자: 인적 쇄신 관련해서 조경태 의원께서는 행안부 장관과 교육부 장관은 사퇴해야 한다 이렇게 말씀하셨더라고요. 두 사람은 경질되는 게 맞다고 생각하시는 겁니까? 
◆ 조경태: 저는 문제가 있음으로써 대통령의 지지율을 갉아먹는 내각이 있다면 이것을 미련 없이 과감하게, 읍참마속 하는 마음으로, 인적 쇄신은 필요하다고 보거든요. 그래야만 국민들의 새 정부에 대한 믿음이 훨씬 더 공고하게 되고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을 다시 회복시키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조경태 의원 외에도 여권발 인적쇄신론이 며칠 전부터 나왔는데요, 하태경 의원은 지난 1일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비서실장 책임론을 언급하기도 했죠.

하태경 의원은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당 대표 직무대행 직을 사퇴한 것을 언급하면서 "저희들(국민의힘) 당대표 대행이 그만뒀는데 같은 급의 비서실장 정도는 책임을 져야 되는 것 아닌가 싶다"고 했는데요, 이후에 '만 5세 취학' 문제로 인한 정책 혼선이 불거졌으니까 여권 내에서도 인적 쇄신 요구가 커지고 있다고 봐야죠.
  

"박순애 사퇴 정도로 안 된다"는 야당


야권에서는 줄곧 인적쇄신을 요구해왔는데요, 경질 대상이 누구누구라고 콕 집어 지목하고 있죠.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주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 수행 부정평가 1순위가 인사 때문이었다. 그런데도 양파 껍질 까듯 계속되는 논란에, 국민은 분노를 넘어 지쳐가는 지경이다"고 비판한 뒤에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이미 식물 장관, 투명 각료로 전락한 박순애 교육부 장관의 사퇴 정도로는 돌파할 수 없다"며 대통령실과 내각의 전면적 인적 쇄신을 또 촉구했네요.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께 대통령실과 내각의 전면적 인적 쇄신으로 국정을 조속히 정상화할 것을 다시 한번 강력히 촉구합니다. 
(..) 이미 국민적 심판이 끝나 식물장관, 투명 각료로 전락한 박순애 교육부 장관의 사퇴 정도로는 돌파할 수 없습니다. 국정 위기는 정권만의 문제가 아닌, 국민 전체의 위기이자 대한민국의 위기로 이어집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의힘 대선후보 수락연설 당시, “진영과 정파를 가리지 않고 실력 있는 전문가를 발탁해 권한을 과감하게 위임하되, 그 결과에 대해서는 분명히 책임지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 말을 지키기 바랍니다.

박 원내대표는 지난 5일에는 "대통령실의 인사와 기강을 일차적으로 책임지는 '육상시'가 쇄신 1순위"라고 거론했는데요, 여기서 '육상시'는 윤재순 총무비서관, 복두규 인사기획관, 이원모 인사비서관, 주진우 법률비서관, 이시원 공직기강비서관, 강의구 부속실장 등 검찰 출신을 두고 하는 말이죠. 박 원내대표는 지난달 20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박근혜 정부 청와대의 '문고리 삼인방'에 빗대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은 이른바 검찰 출신 '문고리 육상시'에 장악되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며 '육상시'를 언급하기 시작했죠. 박 원내대표는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 복두규 인사기획관, 이시원 공직기강비서관, 윤재순 총무비서관을 문책 대상 '4인방'이라고 거론한 적도 있네요. 

민주당에서는 대통령 참모진 외에 내각에서 박순애 교육부 장관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경질하라는 압박 공세도 펴고 있죠. 
 

인적 쇄신으로 여론 반전?


여러 여론조사를 보면 윤 대통령 지지율 하락의 가장 큰 원인으로 인사 문제가 꼽히죠. 어떻게 검증을 통과했는지 의심스러운 인사의 등용, 검출 출신 중용, 사적 채용 논란 등으로 인사에 능력도, 공정도 보이지 않게 된 거죠. 

대통령 지지율이 떨어지면 참모진이나 내각에 들어가려는 '인재 풀'이 줄어들고, 그렇게 되면 다시 부실 인사 문제가 불거지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죠. 

낮은 지지율의 큰 원인이 인사 문제에 있는 만큼 인적쇄신을 통해 여론을 반전시키려는 시도는 필요하다고 보이네요. 다만 왜 인사문제로 민심을 잃었는지, 왜 인사참사라는 말이 나오는지에 대한 반성적 분석이 선행돼야 하겠죠. 윤 대통령이 오늘 출근길 문답에서 "제가 해야 할 일은 국민 뜻을 세심하게 살피고 늘 초심을 지키면서 국민 뜻을 잘 받드는 것"이라고 했는데요, '초심'을 돌아보면 답이 있지 않을까요?
 

오늘의 한 컷


복원한 조선지질도 (사진=행안부 국가기록원 제공, 연합뉴스)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과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우리나라 최초 땅속 지도인 '조선지질도'와 '대한지질도'를 복원하는 데 성공했다고 하네요. 그러면서 지도 사진도 공개했는데요, 위 사진은 일제 강점기에 제작된 조선지질도인데요, 축척 5만대 1의 지질도라고 해요.

(사진=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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