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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비 냈는데 전기가 끊겼어요…젓갈, 활어 다 버렸죠"

김포 수산물 상가 단전 사태, 어떤 사정 있었나

<앵커>

김포의 한 수산물 상가에서 전기가 끊기는 바람에 생선을 비롯한 여러 식자재들이 상해 버려야 하는 일이 생겼습니다.

건물 관리업체가 전기료를 체납했기 때문인데 어떤 사정이 있는 것인지, 박찬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한낮인데도 어두컴컴한 수산물 상가. 상인이 수조 안에서 죽은 물고기를 꺼냅니다.

김포 수산물 상가 단전

전기 공급이 지난 3일 24시간 넘게 중단되면서 수조와 냉동기기 모두 가동이 멈췄기 때문입니다.

[탁은희/수산물 상가 상인 : 창란젓, 명란젓, 어리굴젓 뭐 다 버린 거죠. 이게 젓갈이 엄청 비싸요.]

건물 위층 식당에서도 식자재가 상해버렸습니다.

[고미선/수산물 상가 상인 : 버려야 될 것 같아요. 이것도 버려야 돼요. 이거 오이도, 곪고 썩었어요.]

활어가 모두 폐사해 1천만 원 가까이 손해를 봤다는 상인을 비롯해 점포 10곳이 피해를 입었습니다.

[정을수/수산물 상가 상인 : 광어, 우럭, 도다리, 멍게, 해삼, 조개류, 뭐 자리돔… 한 800만 원에서 1천만 원 사이 정도 될 것 같아요.]

상인들이 폐기 처분하려고 한데 모아놓은 여러 식자재입니다.

결국에는 이처럼 음식물 쓰레기 봉투에 모두 담아서 내다 버려야 하는 상황인데요.

이런 활어는 물론이고 냉장 보관돼 있다가 상한 젓갈류, 김치류 모두 폐기 대상입니다.

전기 공급이 끊어진 것은, 건물 관리업체의 전기요금 체납이 발단이었습니다.

한국전력 측이 수차례 단전 경고 끝에 체납금이 6천만 원을 넘자 전기 공급을 중지한 것입니다.

[정을수/수산물 상가 상인 : 우리는 관리비를 다 관리해서 입금을 했기 때문에 이 전기를 단전시킨 관리회사가 책임을 진다고 생각했는데….]

관리업체는 빈 점포가 많아져 전기료를 낼 만큼 관리비가 걷히지 않은 탓이라고 설명합니다.

건물 점포 임대가 코로나19 이후 저조한 가운데, 일부 빈 점포 소유주들이 월세 수입이 없자 관리비를 관리업체에 제때 납부하지 않은 것입니다.

관리업체 측은 매달 걷혀야 할 관리비 약 4천만 원 가운데 절반도 못 받고 있다며, 전기료 체납이 계속 발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침체된 경기 상황에서 점포 소유주와 관리업체의 체납 '도미노 현상'이 발생하면서 상인들만 단전으로 피해를 떠안게 됐습니다.

(영상취재 : 김승태, 영상편집 : 하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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