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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다루는데 의사도 병원도 외면…대안 없나

비인기 진료과 인력부족 심각

<앵커>

그럼 이렇게 중요한 진료과에 의사가 부족한 구조적 이유를 짚어보겠습니다. 늘 응급상황에 대비해야 하고 생명과 직결된 만큼 책임이 무거운 데다가 지원마저 턱없이 부족하다는 건데 이런 부담에 의사 개인도, 병원들도 외면하고 있다는 겁니다.

유승현 의학기자가 그 대안까지 함께 짚어봤습니다.

<기자>

대학병원 전공의 여한솔 씨는 심정지 환자를 제 손으로 되살릴 수 있다는 생각에 응급의학과를 선택했습니다.

현실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습니다.

계속되는 긴장 속 대기, 각종 책임 소재 문제, 여기에 극심한 스트레스까지, 젊은 의사들이 응급의학과, 신경외과, 산부인과 등을 꺼리는 이유입니다.

비인기 진료과의 인력 부족은 이젠 심각한 수준을 넘어섰습니다.

[여한솔/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 : 이미 저는 재앙은 시작됐다고 봅니다. 이미 최근 몇 개년 동안에 그런 필수과에 대한 인력이 지원을 하지 않는 사태들은 (심각합니다).]

2020년 기준으로 국내 신경외과 의사 수는 3천200여 명, 전체 인구 대비 수로는 미국보다 많습니다.

그런데, 전문 분야는 세분화해서 척추질환, 말초신경질환, 뇌종양, 뇌혈관까지 다양합니다.

이 중 뇌혈관 전문 의사는 적은데, 국내 5대 대형병원 모두 5명 이내입니다.

특히 두개골을 열어 뇌혈관 수술이 가능한 의사는 전국에 146명밖에 없습니다.

전체 신경외과 의사의 5%에 불과합니다.

[정재현/대한병원의사협의회 부회장 : 혈관 쪽이 좀 어렵잖아요. 또 환자들도 중하고 그래서 많이 없는 데다가. 혼자서 계속 있을 수는 없잖아요. 365일을.]

종합병원에서마저 수술 의사가 없는 데는 또 이유가 있습니다.

의사 2, 3명과 마취의, 간호사까지 들어가는 뇌혈관 수술을 하더라도 병원이 지급받는 정부 수가는 290만 원에서 370만 원, 개인 의사가 비급여로 진행하는 쌍꺼풀 수술이나 각종 성형수술, 지방흡입수술과 비슷합니다.

[우봉식/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 소장 : 수가가 너무 낮으니까 (수술 의사 채용을) 기피하게 되고 기피하니까 진료를 할 수 있는 의사가 없어서 더 환자 케어가 부실하게 되고 악순환인 거죠.]

수가 조정 개선과 함께, 뇌와 심장 같은 응급 진료과목은 최소 인력에 대한 법적 기준을 마련하는 것도 검토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원배, 영상편집 : 이승희, CG : 반소희·엄소민)

▶ 수술할 의사 없어 병원 전전…골든타임 놓치는 환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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