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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할 의사 없어 병원 전전…골든타임 놓치는 환자들

<앵커>

얼마 전, 서울아산병원에서 근무하던 간호사가 뇌출혈로 쓰러졌지만 수술할 의사가 없어 끝내 숨진 사건 전해드렸는데, 이렇게 위급할 때 빨리 큰 병원에 도착하고도 제때 수술받지 못하는 상황은 전국에서 빈번히 일어나고 있습니다.

먼저, 한성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부산에 사는 70대 송 모 씨는 지난해 11월 뇌출혈을 일으켜 거리에서 쓰러졌습니다.

급히 부산 시내 대학병원으로 이송됐는데, 가족들은 응급실에서 뜻밖의 말을 들었습니다.

[변 모 씨/뇌출혈 환자 손녀 : '뇌출혈 관련 전문 분야의 의사가 없다, CT 촬영을 해놨는데 그 CT를 같이 보고 또 진료를 하고 수술을 집도할 수 있는 의사가 없다'라고….]

뇌출혈의 골든타임은 길어야 3시간.

송 씨는 쓰러진 지 8시간 후 다른 병원에서 뒤늦게 수술을 받았지만, 아직도 깨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변 모 씨/뇌출혈 환자 손녀 : (전원한 병원 의료진이 말하길) 빨리 수술만 하셨어도 이 정도의 상태는 아니었을 거다, '시간이 너무나도 늦어지면서 출혈을 너무 많이 하셨어요'라는….]

60대 남성 김 모 씨도 지난달 뇌출혈로 새벽 시간 서울 시내 대학병원 두 곳을 돌았지만, 끝내 수술받지 못했습니다.

[김 모 씨/뇌출혈 환자 아들 : 뇌출혈이 지금 이렇게 많이 왔고 좀 수술을 해야 될 것 같다, (근데) 지금 앞에 대기 환자가 벌써 두세 명이 있고. (현재는) 생명이 위험한 상황에서 중환자실에 계신 거죠.]

국내 뇌졸중 환자 열에 네 명은 첫 번째 찾은 병원에서 치료받지 못하고, 3시간 골든 타임이 지난 후 다른 병원으로 이송됩니다.

증상 발생 뒤 병원 도착까지 평균 3시간 51분이나 걸리는 만큼 신속한 치료가 필요합니다.

전국 163개 응급의료센터 중 30% 이상은 밤이나 새벽에는 뇌졸중 진료가 가능하지 않습니다.

[배희준/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 : 365일 작동하는 (뇌출혈을 포함한) 뇌졸중 치료체계가 없는 거예요. 누구도 안전하지 않죠, 지금 이대로라면….]

현장 의료진들은 개별 사례보다 응급 시스템 전반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영상편집 : 이승희, CG : 류상수, VJ : 오세관)

▶ 생명 다루는데 의사도 병원도 외면…대안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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