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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포커스] 김정은 "윤석열이!"…역대 대통령 실명 비난 어땠나

<앵커>

한반도포커스입니다. 북한의 김정은 총비서가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실명까지 직접 거론하면서 비난 메시지를 냈는데요.

북한의 최고지도자가 이렇게 하는 게 흔한 일은 아니었는데 역대 정권에서는 어땠는지 김아영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기자>

김정은 총비서가 지난달 27일 이른바 전승절 행사에서 윤석열 대통령 이름을 직접 언급했죠.

당시 연설 내용부터 우선 짚어보겠습니다.

[김정은 총비서 : 윤석열이 (집권 전과 후 여러 계기로) 내뱉은 망언들과 추태들을 정확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 윤석열과 그 군사깡패들이….]

대통령이라는 직책조차 생략하고 거칠게, 막말로 비난했습니다.

북한이 윤석열 정부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은 건 사실상 이번이 처음입니다.

새 정부가 출범한지 100일이 채 안 된 시점에서 적대적인 관계로 설정하고 있단 걸 명확하게 한 겁니다.

이번처럼 최고지도자가 육성으로 남측 대통령을 직접 비난하는 게 흔히 있는 일은 아닌데요.

2017년 신년사에서 비슷한 상황이 있었습니다.

북한 김정은 총비서

[김정은 총비서 (2017년 신년사) : 박근혜와 같은 반통일 사대 매국 세력의 준동을 분쇄하기 위한 전민족적 투쟁을 힘있게 벌려야 합니다.]

당시는 박근혜 정부 임기 4주년을 한 달쯤 앞두고 있었던 상황이었습니다.

시점상으로는 이번이 훨씬 빠르죠.

또 실명 언급 횟수도 당시엔 1번, 이번에는 3번이어서 적대적인 표현이 더 두드러진 편입니다.

최고지도자가 나서지 않고 고위급 간부나 기관 명의, 관영 매체를 통해 비방하는 사례는 자주 있었습니다. 

고약한 장면들도 종종 나왔습니다.

남북관계가 악화 됐던 2012년과 2015년, 이 화면들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북한 군인들이 당시 대통령을 과녁으로 삼아 훈련하는 모습
북한 군인들이 당시 대통령을 과녁으로 삼아 훈련하는 모습
북한 군인들이 당시 대통령을 과녁으로 삼아 훈련하는 모습

북한 군인들이 당시 대통령을 과녁으로 삼아서 훈련하는 모습을 조선중앙tv가 고스란히 방영한거죠.

[조선중앙TV, 2012년 : 한 줌도 못 되는 역사의 오물을 깨끗이 쓸어버릴 결사의 각오로 불타고 있습니다.]

김정은과 세 차례 정상회담을 한 문재인 전 대통령의 경우는 저격수로 주로 김여정이 등장했죠.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그나마 남조선 집권자라고 우회적으로 부르고, 대통령 직책은 붙였지만, 미국산 앵무새 같은 표현은 막말 수준이었습니다.

[김여정 담화 (2020년 6월) : 명색은 대통령의 연설이지만 자기 변명과 책임회피, 뿌리 깊은 사대주의로 점철된….]

북한이 남한 대통령에 대해서 어떤 표현을 사용하는지, 또 어느 급에서 사용했는지를 눈 여겨 보는 건 북한의 정세 판단을 읽을 수 있는 단서가 되기 때문입니다.

이번에는 최상위급에서 막말 비난을 하고 나선 만큼, 당분간 남북 대화를 해도 실익이 없겠다는 계산을 끝낸 걸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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