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펠로시, 타이완 방문 임박…중국군 병력 이동 포착

<앵커>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중국의 강력한 반대에도 타이완을 방문할 걸로 보입니다. 이미 말레이시아를 떠난 펠로시 의장이 오늘(2일)밤 타이완에 도착할 거라고 외신들이 전하고 있습니다. 하나의 중국이라는 원칙을 위반하는 거라며 반발해 온 중국은 오늘부터 타이완 앞바다에서 전투기를 동원한 군사 훈련에 들어갔습니다. 이에 맞서서 미국도 항공모함 전단을 보내고 또 타이완과 가까운 일본 오키나와에 군용기들을 집결시키고 있습니다. 이렇게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지면서 타이완 주변 상공에서는 중국과 미국, 그리고 타이완 군용기가 동시에 목격되기도 했습니다. 미국 권력 서열 3위인 펠로시 의장은 그동안 인권 문제를 비롯해서 중국이 민감하게 여기는 부분을 계속 지적하며 중국과 대립해 온 인물이어서 타이완을 사실상 자기 나라의 일부로 여기는 중국은 내정 간섭이라면서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겁니다. 그러면 지금부터 중국과 미국을 차례대로 연결해서 현지에서 어떤 소식 들어오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베이징 김지성 특파원을 연결하겠습니다.

펠로시 의장, 타이완 언제쯤 도착할 걸로 보입니까?

<기자>

미국 하원의장실과 타이완 외교부는 여전히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만, 타이완 언론들은 이르면 우리 시간으로 오늘 밤 10시 반쯤 펠로시 의장이 타이베이 쑹산공항에 도착할 것으로 전하고 있습니다.

머무르게 될 호텔 이름까지 언급했는데요, 오늘 밤을 호텔에서 보내고 내일 오전 9시, 차이잉원 타이완 총통을 만난 뒤, 오전 11시쯤 타이완을 떠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앵커>

타이완 방문이 임박하면서 중국의 움직임도 상당히 분주해진 것 같더라고요.

<기자>

타이완과 마주하고 있는 중국 푸젠성에서는 중국군 병력이 어디론가 이동하는 모습이 잇따라 포착됐습니다.

중국 SNS에는 하루종일 장갑차 등이 긴 행렬을 이뤄 다리를 건너거나 도심을 지나는 영상이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중국 정부는 푸젠성 주변 항공기 운항도 통제하기 시작했고요, 군사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화춘잉/중국 외교부 대변인 : (중국의) 입장과 태도는 명확합니다. 중국은 반드시 결연하고 강력한 조치로 주권과 안보 이익을 수호할 것입니다.]

이에 맞서 타이완도 군사 대비태세를 격상했는데요, 펠로시 의장 경호를 위해 최소 200명 이상의 경찰과 정보 요원을 투입할 예정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중국에 이어서 이번에는 미국 반응도 알아보겠습니다. 워싱턴 남승모 특파원이 연결돼 있습니다.

중국은 여전히 이렇게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데, 미국은 다소 좀 수위를 조절하는 모습이던데 어떻습니까?

<기자>

네, 백악관은 오늘 존 커비 국가안전보장회의 전략소통관이 나와서 이 문제를 직접 설명했는데요, 핵심은 3가지입니다.

첫째, 펠로시 의장의 타이완 방문은 전적으로 본인의 결정이다.

둘째, 전에도 다른 의원들이 다녀왔고 이번 펠로시 의장 방문 역시 전혀 새로울 게 없다.

셋째, 의장이 가기로 결정했다면 필요한 지원을 다 할 것이다.

이 가운데 백악관이 가장 중점을 둬 설명한 건 두 번째입니다.

펠로시 의장의 방문이 특별한 게 아니며 이후 미국의 타이완 정책에도 아무런 변화가 없을 거란 걸 강조한건데요.

중국 측에 오해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해석됩니다.

<앵커>

그러면서도 미국은 중국이 강하게 나오는 거에 휘둘리지 않겠다, 이런 뜻도 분명히 했어요.

<기자>

네, 백악관은 펠로시 의장이 타이완 근처에 가기도 전에 중국이 실사격 훈련을 했다면서 이런 행동이 예기치 못한 결과를 초래하고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특히 중국의 강경 발언을 정치적인 발언으로 치부하면서 '여기에 겁먹어선 안 된다', '펠로시 의장의 일정을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들어보시죠.

[존 커비/미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전략소통조정관 : 우리는 중국 측의 발언이나 또는 그 잠재적인 행동들에 겁먹어서는 안 됩니다. 이번 방문은 펠로시 의장에게 중요한 일정이며, 우리는 그녀를 지원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입니다.]

당초 백악관은 펠로시 의장의 타이완 방문에 대해서 좋은 생각이 아니라면서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는데요.

하지만 펠로시 본인 의사가 아닌 중국의 압력으로 방문이 무산될 경우, 오는 11월 중간 선거를 앞두고 자칫 중국에 굴복했다는 비판 여론에 직면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걸로 보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비해서 중국에 약한 모습을 보인다는 비판에 종종 휘말리기도 했습니다.

결국 미국도 실제 중국과의 충돌로 이어지는 것은 원치 않는 시나리오지만, 국내 정치권과 여론의 움직임을 반영해 펠로시 의장이 안전하게 타이완을 다녀올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다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베이징 김지성 특파원에게 하나만 더 물어보겠습니다. 지금 타이완을 둘러싸고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는데 실제로 군사적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는 겁니까?

<기자>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 충돌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합니다.

미·중 전면전으로 확대되는 것을 중국도 원치 않을 것이라는 건데, 하지만 펠로시 의장이 타이완을 방문하게 되면 올가을 시진핑 주석의 3연임을 앞두고 중국의 마지노선을 건드는 모양새라, 원거리 전투기 파견이라든지 중·장거리 미사일 발사 같은 군사 행동에 나설 가능성은 있습니다.

중국인들도 이번 펠로시 의장의 행보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요.

현재 중국인 10만 명 이상이 비행기 경로 추적 사이트를 통해 펠로시 의장이 탄 비행기의 경로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있는 걸로 파악됐습니다.

(영상취재 : 최덕현, 영상편집 : 위원양)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