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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현장] 현대인의 외로움 · 불안…그 현실을 캔버스 위에 펼치다

[FunFun 문화현장]

<앵커>

현대인의 외로움과 불안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일 수 있습니다. 독일 중견 작가 필립 그뢰징어는 그런 현실과 또 그에 대처하는 방식을 캔버스에 펼쳐 보입니다.

문화현장, 이주상 기자입니다.

<기자>

[필립 그뢰징어 개인전:Why So Serious? / 8월 25일까지 / 호리 아트스페이스]

분홍빛 하늘을 배경으로 흰 태양 아래 커다란 빙산이 밝고 경쾌한 분위기를 만들어냅니다.

그렇지만 빙산으로 향하는 작은 돛단배가 거칠고 외로운 항로, 힘겨운 도전 과정을 암시합니다.

강렬한 붉은 톤의 태양으로 전체 분위기는 밝게 유지하면서도, 현실적 삶의 고뇌를 떠안은 돛단배는 여전히 혼자입니다.

태양은 또 다른 형태와 색채로 밝은 빛을 내뿜지만, 돛단배의 힘겨운 항로는 변함없습니다.

바람이나 물결에 한없이 약할 수밖에 없는 돛단배는 통일 전 동독 지역에서 자란 작가의 개인적 체험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김윤섭/미숦평론가 : 다가오지 않은 현실에 대한 막막함 이런 부분들을 공상과학 소설이라든가 혹은 무한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새롭게 화면에 재 창조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그런 불안과 공포에 절망하지는 않습니다. 

성별도 나이도 구분이 어려운 캐릭터에 도전과 희망의 의지를 담아낸 것입니다. 

외딴집에도 굴뚝에 연기를 피워올리며 삶의 온기 역시 잊지 않습니다.

테이블 위 화분에서 피어오른 꽃은 하나하나가 밝게 빛나는 태양이기도 합니다.

[김윤섭/미숦평론가 : 개인적인 감정에 충실하되 표현은 굉장히 자유롭고 굉장히 또 즉흥적이고 그리고 내재된 철학적 메시지를 분명하게 호소력 있게 표현하는 조형어법은 독일 현대미술이 갖는 큰 특징이라고 하겠습니다.]

형식적으로는 20세기 초 독일의 표현주의적 전통에 현대의 팝아트적인 양식이 더해졌습니다.

진지하지 않은 것 같으면서도, 철학 책 한 권을 읽은 듯한 느낌을 갖게 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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