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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동물 막으려 둔 사설 '전기 울타리'…부녀 감전 참변

<앵커>

60대 아버지와 30대 딸이 밭 주변 전기울타리에 감전돼 숨졌습니다. 야생동물 접근을 막기 위해 설치해뒀던 것인데, 아버지가 감전되자 딸이 구하려다가 함께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입니다.

CJB 홍우표 기자입니다.

<기자>

어제(12일)저녁 6시 46분쯤, 옥천군 안내면의 한 밭에서 부녀가 전깃줄 울타리에 감전됐다는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아버지 65살 A 씨와 딸 38살 B 씨로, 119구조대가 도착했을 때 이미 2명 모두 위중한 상태였고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습니다.

당시 날씨는 비가 오락가락하며 매우 습한 상태였는데, 아버지가 먼저 감전되고 이를 구하려던 딸 또한 참변을 당한 것으로 보입니다.

[사고 당시 출동 구조대원 : 아버님은 현장 도착 당시에는 호흡 맥박이 없으셔서 응급처치하면서 그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해드렸고 따님께서도 호흡 맥박이 없으셔서….]

경찰은 해당 전깃줄 울타리는 3년 전쯤 설치됐고 정식 제품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정식 전기 목책기는 1만 볼트 가까운 순간 전압으로 정전기 같은 효과를 일으켜 멧돼지 같은 야생동물을 쫓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사고가 난 밭에는 농사용 분전함에서 전깃줄 울타리로 전기가 직결돼 있었다는 것입니다.

[전기목책기 업체 관계자 : 목책기는 펄스 전기라고 해서 '팍' 튀고 말기 때문에 사람이나 동물이 스치거나 만져도 목책기는 손을 떼게 되어 있어요. 그런데 저것은 '딱' 달라붙습니다. 전류가 (흐르기 때문에….)]

220볼트가 흐르는 철사 줄에 감전 위험이 항상 도사리고 있었다는 이야기입니다.

농민들이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는 전깃줄 울타리를 임의로 설치하는 가장 큰 이유는 비용 문제 때문입니다.

정식 제품을 구입하면 보조금을 받더라도 수백만 원을 자부담 해야 하는 것입니다.

(영상취재 : 박희성 CJ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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