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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르르 무너진 무허가 주택…구청은 나 몰라라

옆 빌라 외벽에도 '큰 구멍'

<앵커>

서울 강북구에서 오래된 주택 한 채가 무너지며 옆에 있는 빌라를 덮쳤는데, 현장이 넉 달 째 그대로 방치되고 있다는 제보가 왔습니다.

주민들이 여러 차례 민원을 넣었지만, 구청에서는 아무 조치가 없었는데, 박세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강북구의 한 빌라.

1층 집 창문을 열어보니 앞이 콘크리트벽으로 막혀 있습니다.

손을 뻗으면 닿을 정도인데, 창문이 달린 기울어진 벽 곳곳에는 금이 가 있습니다.

지난 3월, 빌라 바로 옆 오래된 주택이 무너지면서 빌라 방향으로 쓰러진 겁니다.

[빌라 3층 주민 : 주민들이 쿵 소리가 났다고 그래요. 그래 가지고 벽이 무너지면서 이제 쏠렸으니까.]

뼈대만 남은 주택 대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 빌라 1층 쪽으로 토사가 쌓여 있고 그 위로 수풀이 자라있습니다.
서울 강북구 주택 붕괴 사고
무너진 주택 위에 올라와 있습니다.

이렇게 집은 나무골조만 남긴 채 외벽까지 모두 쓰러져 내렸습니다.

[빌라 1층 주민 : 일단 여기가 남향인데 빛이 안 들어오고요, 낮에도. 그리고 이번에 비 올 때도 흙이 두두둑 떨어지는 소리랑 이 균열이 조금씩 벌어졌다니까요. 지금.]

당시 충격으로 빌라 외벽에 큰 구멍이 생겼습니다.

[빌라 3층 주민 : 벽 자체가 허물어져 버리니까 빗물이 타고 내려가지고 건물 침식 우려도 있잖아요. 벽에 스티로폼이 다 날아가니까 겨울 되면 단열 문제도 있고.]

추가 붕괴 위험 등으로 빌라 주민들은 4개월 동안 여러 차례 민원을 제기했지만 안전조치는 없었습니다.

구청에 직접 찾아가봤습니다.

문제가 된 주택은 건축물대장에 등록되지 않은 무허가 건물.

구청 측은 건물 주인이 지난해 사망한 뒤 아무도 살지 않는 상황에서 안전조치를 할 정도로 위험하다고 판단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강북구청 관계자 : 안전이라고 하는 것은 아주 위태위태한 어떤 이런 안전을 얘기한 거지. 단지 금가서 벽이 갈라지거나 담장이 뭐 이 정도의 안전으로는 우리가….]

주민 불안은 커져만 갑니다.

[빌라 3층 주민 : 더더구나 이제 장마 시작도 안 했는데 사후약방문 하지 말고 만약에 그렇게 되면 지역민이 또 엄청난 피해를 볼 수밖에 없잖아.]

SBS가 본격적인 취재에 나서자 구청 측은 뒤늦게 무허가 건물 관리 지침에 따라 해당 주택을 멸실로 판단해 조만간 철거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강동철·박현철, 영상편집 : 박기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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