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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로 녹아내린 어선들…현장엔 노후 소화기만

낡고 방치된 소화 설비들

<앵커>

어제(4일) 제주에서 항구에 정박해있던 대형 어선 3척에 큰불이 나 어렵게 진화됐다고 전해드렸는데, 오늘 합동감식이 있었습니다. 많은 배가 밀집하는 좁은 항구여서 화재 대비가 필요했지만 현장의 소방 설비는 낡고 방치돼있었습니다.

JIBS 김동은 기자입니다.

<기자>

불이 꺼진 현장은 말 그대로 처참합니다.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녹아내린 어선 1척만 겨우 물에 떠있고, 나머지 2척은 침몰한 상태입니다.

해경과 소방당국이 화재 원인에 대한 1차 감식을 시작했습니다.

최초 발화 위치 등 정밀 조사는 선체를 모두 육상으로 인양해 이뤄질 예정입니다.

[고재아/제주지방해양경찰청 과학수사계장 : 갑판 위주로 발화 부위를 찾는 중입니다. 기관실은 지금 들어가기가 어렵습니다.]

제주는 워낙 항구가 좁아 많은 어선들이 연이어 밀집 계류하기 때문입니다.

[최임규/제주어선주협의회 근해연승위원장 : 5~6척, 7~8척이 한 줄에 붙습니다. 중간에 사고나면 방법이 없잖아요.]

어선 화재의 초기 대응을 강화한다며 설치된 사고 현장 바로 옆 소화기들을 확인해 봤습니다.

노후되고 방치된 소화기들로 가득합니다.

언제 점검이 이뤄졌는지 조차 확인되지 않아 실제 작동을 하는지도 알 수 없습니다.

초기 진압이 핵심인 어선 화재에 대응하기 위해 이처럼 도내 항포구 곳곳에 소화시설이 마련됐지만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서귀포 지역에서만 항포구 50여 곳에 이런 소화시설이 설치됐지만, 정작 어민들은 위치조차 잘 모릅니다.

[어선 관계자 : 설치된 것을 알아야지, 옮기면 옮긴다고 교육을 해줘야지, 아무도 모르죠.]

제주지역 어선의 97%는 불이 쉽게 꺼지지 않는 섬유강화플라스틱 FRP로 만들어졌습니다.

이번 어선 화재에 대한 정확한 원인 조사와 함께, 초기 화재 발생 대응력을 높이기 위한 다각적인 점검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윤인수 JI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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