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푹푹 찌는 때 이른 폭염…야외 노동자 '숨이 턱턱'

<앵커>

낮에는 뜨겁고 밤에도 열기가 식지 않는 날들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특히 한낮엔 전국 대부분 지역이 섭씨 30도를 훌쩍 넘으면서 밖에서 일해야 하는 사람들에겐 하루가 더욱 길게 느껴지는 요즘입니다.

박세원 기자가 종일 땡볕 아래서 일하는 사람들을 만나봤습니다.

<기자>

폭염경보가 내려진 오늘(4일) 오후 서울 강서구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

뜨거운 직사광선이 내리쬐는 가운데 철근을 세우는 등 골조작업이 한창입니다.

열화상 카메라로 현장을 찍어봤습니다.

온통 붉은색이고, 온도는 35도까지 올라갑니다.

일찍 찾아온 무더위에 습한 날씨까지 이어지고 있는데, 야외에서 달궈진 건설자재들로 후끈한 열기가 온몸을 감쌉니다.

[안응/강서구 아파트 건설현장 직원 : 아무래도 날이 더우면 (정수기 물이) 금방 바닥을 드러내는 경우가 있어서 좀 많이 지치는 경향이….]
폭염
건설현장 노동자들은 무더위에 발생하는 온열질환에 가장 취약합니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온열질환 산업재해 피해자 182명 가운데 건설업 분야 노동자가 87명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서울 성북구의 한 주택가.

아침부터 현장에 나온 가스점검원들도 무더위가 두렵습니다.

하루 50건 이상 점검해야 하는 할당량을 채우기 위해 온종일 밖을 돌아다녀야 하기 때문입니다.

[가스점검원 : 저희 못 쉬어요. 화장실 갈 때 쉬거든요. 이제 너무 지치면 조금 10분 정도 (바닥에) 앉아 있다가 일어나서 다시 가고.]

불과 30분밖에 되지 않았는데, 이렇게 언덕길에다 계단까지 많다보니 가스점검원들은 폭염에 더 노출된 상황입니다.

서울시가 재작년부터 매달 하는 가스점검을 6월부터 9월까지는 두 달에 한 번씩 실시하기로 했지만, 의무 규정이 아닌 탓에 지침을 지키지 않는 곳이 많습니다.

[가스점검원 : 안 지켜졌어요. 격월 검침을 해라 내려줬다가 다시 그걸 거둬들인 거예요. 직원 쓰러져서 작년에 병원에 입원했었어요.]

외부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체감온도 35도가 넘거나 폭염경보가 내려지면 1시간마다 15분씩 휴식을 취해야 하는데, 권고에 불과합니다.

[최명선/민주노총 노동안전보건실장 : 일단은 쉬라는 지침이 그냥 약간 권고적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실제로 작은 규모 현장이나 이런 데는 안 된다고 보시면 맞고.]

예년에 비해 불볕더위가 오래 이어질 것으로 보여 야외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을 위한 추가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영상취재 : 김용우, 영상편집 : 박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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