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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친 데 덮친 격' 고유가에도 빈손…희망 잃은 어민들

<앵커>

석 달 동안의 금어기가 해제되면서 남해안 멸치 선단들은 일제히 조업에 나섰는데요. 취재진이 멸치 어선을 타봤는데, 조업 하루 어획량이 아예 없었습니다. 여기다 유가 폭등까지 겹치면서 이대로라면 조업을 포기하는 선단이 속출할 것으로 보입니다.

황보람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금어기 해제 첫날, 바다 한가운데 멸치잡이 어선이 그물을 던집니다.

1시간 넘게 배로 던진 그물을 끈 뒤, 그물을 서서히 끌어올리기 시작합니다.

한참을 올린 끝에 자루 그물이 보이고, 자루에 담긴 물고기들을 멸치 가공선에 쏟아붓습니다.

그런데 잡힌 고기들이 멸치가 아닙니다.

얼핏 보면 멸치 같지만, 몸길이 20cm가 안 되는 어린 청어입니다.

[황보람/KNN 기자 : 잡아올린 것 거의 대부분이 어획이 금지된 청어이다 보니 이렇게 바다에 다시 놔줘야 합니다. 오늘이 멸치 어선은 빈손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예년 이 어선에서 하루 15톤가량의 멸치가 잡혔던 걸 생각하면, 어민들은 망연자실하기만 합니다.

[임진오/멸치 어선 사무장 : 예년에는 그래도 오면 오늘처럼 방류하지 않고, 우리가 원하는 양만큼은 어느 정도 유지해서 (멸치를) 잡고 했는데, 지금 현재로서는 아무 희망이 없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통영 두미도나 추도로 나섰던 멸치 어선들 대부분이 서너 시간 만에 조업을 포기하고 돌아왔습니다.

어획도 안 되는 데다, 기름값 폭등까지 겹치면서 조업하면 할수록 손해이기 때문입니다.

이 상태면 앞으로 조업을 포기하는 선단이 속출할 것으로 보입니다.

[박성호/멸치권현망수협 조합장 : 실질적으로 저희가 유가가 아무리 상승해도 (정부지원을) 받을 수 있는 금액이 (1드럼당) 2만 2천500원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한 번 출어할 때 비용이, 기름값이 5천만 원 이상 드는 상황인데, 저희한테는 현실적인 도움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어획량 감소와 가격 하락, 여기다 전례 없는 고유가 여파까지 더해지면서 멸치잡이 업계의 위기가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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