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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상승률, 정부 발표보다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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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나라 평균적인 가구가 구입하는 여러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 변동을 보여주는 게 소비자 물가지수입니다.

사람들의 소비 패턴을 반영해서 5년마다 조사 품목을 바꿉니다.

전기밥솥, 진공청소기, PC방 이용료, 스마트폰 이용료가 지난 40년 새 들어갔고, 사람들이 돈을 안쓰게 된 건빵, 양초, 앨범, 공중전화 통화료는 빠졌습니다.

지난 2020년 개편 때는 마스크와 식기세척기 등 14개 품목이 더해졌고, 연탄, 학교 급식비 등 13개는 빠졌습니다.

새 방식으로 집계한 6월 소비자 물가지수는 108.22, 지난해 같은 달보다 6%, 전 달의 5.4% 보다도 높은 수치입니다. 그런데 이 물가지수는 얼마나 정확할까.

이성민씨는 7년째 푸드트럭을 운영 중입니다. 동네 아파트나 전국의 행사장을 다니며 음식을 만들어 팝니다. 코로나로 열리지 못했던 축제와 행사들이 다시 시작됐지만, 최근 껑충 뛴 물가가 고민입니다. 고기, 감자, 양파까지 모두 올랐습니다.

[이성민/푸드트럭 운영 : (고기 값이) ㎏당 1만2천 원에서 1만6천 원 정도로 거래했었는데, 지금은 거의 2만 원을 넘어가는 상황이고요.]

휘발유보다 비싸진 경윳값 때문에 지방행사를 다니는 부담도 커졌습니다.

[이성민/푸드트럭 운영 : (부산 행사장까지)내려가는 기름값 한 6만 원 들고요, 올라올 때도 기름 한 6만 원 넣으면 12만 원이지 않습니까? 요즘에는 기름값이 내려가는 것만 해도 한 9만 원 듭니다. 편도로.]

가구마다 돈 쓰는 품목이 다르니 일반적으로 지수와 체감 물가 사이에는 차이가 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지수 계산 방식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31살 이모 씨가 배달 일에 뛰어든 게 열 달 전, 리터당 1800원하던 휘발유는 그새 2100원이 됐습니다. 매일 기름을 넣는 이씨의 하루 주행 거리는 100~200km 정도.

[이모 씨/배달노동자 : 가득 넣는다는 기준으로 하루에 많으면 4천 원 이상 차이가 나니까… 한 달 기준으로 잡으면 10만 원 정도 차이가 난다고 보고 있어요.]

그런데 지난해 소비자물가지수 개편하면서 휘발유의 가중치는 오히려 낮아졌습니다.

[어운선/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지난해 12월) : 2020년을 기준으로 했을 때 국제유가가 그렇게 높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면서 휘발유 소비지출 비중이 그렇게 크게 높지 않은 것으로...]

주거비를 어떻게 포함시킬지도 논란입니다. 소비자물가지수에서 주거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세 5.4%, 월세 4.4%로 총 9.8%입니다. 미국 32%, 영국 26%, 독일 21%, 일본 18%에 비해 턱없이 낮습니다. 자기 집에서 사는 비용, 자가 주거비가 빠져 있기 때문입니다.

[오지윤/KDI(한국개발연구원) 부동산연구팀장 : 자가 주거비를 우리나라에서 반영한다고 하면, (주거비 비중이 현재 9.8%에서) 약 27% 정도로 높아지는 걸로 알려져 있거든요. 주택 시장 상황에 따라서 CPI(소비자물가지수)가 많이 변동하게 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고요.]

지난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도 자가주거비를 반영하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는 언급이 나왔습니다. 자가주거비를 포함하면 우리나라 소비자물가상승률 역시 통계청 발표보다 1.5%~2.5% 정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김상봉/한성대 경제학과 교수 : 최근에 우리 인플레이션은 부동산에서 시작됐어요. 그런데 자가 주거비는 소비자물가지수에서 빠져 있거든요. 6%라는 물가상승률이 나와도 체감하기 힘든 거죠. 체감 물가는 실제로 그거보다 훨씬 높아요.]

통계청은 반영 필요성에 공감한다면서도 단독으로 결정할 사안이 아니라며 구체적인 논의 계획은 세우지 못하고 못하고 있습니다.

최저임금 등 임금을 협상할 때 소비자물가지수는 중요한 참고 지표입니다.

국민연금 지급액이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조정되는 등 소비자물가지수에 연동된 법률도 40개가 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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