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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보험 가입자, 200만 원 지원금 제외" 논란 된 상황

<앵커>

코로나 때문에 힘들었던 프리랜서들, 특수고용직들한테 정부가 200만 원씩 지원금을 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부가 그동안 프리랜서들한테 고용보험에 가입하라고 권해놓고는, 정작 가입한 경력이 있으면 지원금을 주지 않고 있습니다.

임태우 기자 리포트 먼저 보시고, 이야기 더 이어가겠습니다.

<기자>

중학교 시간강사 A 씨는 그동안 다섯 차례 받았던 정부 지원금을 이제는 못 받는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여러 학교를 돌면서 일주일에 하루씩 아이들을 가르치는데, 그중에 한 학교가 정부에서 권한다면서 A 씨를 고용보험에 가입시킨 것이 문제가 됐습니다.

정부가 고용보험은 들라 해놓고, 보험에 든 사람들에게는 프리랜서 지원금을 주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기 때문입니다.

정부 말을 무시하고 고용보험에 가입 안 한 사람들이 오히려 혜택을 보는 상황입니다.

[A 씨/시간강사 : 제가 아는 사람 중에서는 이런 경우도 있어요. 코로나가 아니라 개인적인 사정 때문에 그만뒀어요. 그런데 지금까지 아무런 일을 안 하는데도 계속 지금 6차까지 받았다….]

작년 초 회사가 어려워져서 권고사직을 당하고 프리랜서로 일하는 B 씨도 상황이 비슷합니다.

1년 이내에 실업급여를 받았다면 지원금은 못 준다는 조건이 이번에 새로 생겼기 때문입니다.

작년 10월에 실업급여가 끊기고, 여덟 달째 불안정한 벌이에 시달리는 처지에서는 현실을 모르는 탁상행정일 수밖에 없습니다.

[B 씨/프리랜서 : 내가 정당하게 일한 만큼 일하고 그다음에 고용보험에 가입을 해서 받은 거다. 나머지는 힘들게 지금 프리랜서로 살고 있는데 이거는 말이 되지 않느냐, 그랬더니 자기들은 답변을 해줄 수 없다고 그러더라고요.]

(영상취재 : 정상보, 영상편집 : 이승진, VJ : 박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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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방금 리포트 전해드린 임태우 기자 나와 있습니다.

Q. 고용보험에 가입했던 사람이 역차별, 정부의 설명은?

[임태우 기자 : 제가 고용노동부에 물어봤는데요, 이 지원금 제도를 만들 때 고용보험을 든 사람들은 안 든 사람들보다 형편이 나은 것으로 보고 지원금을 안 주겠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제도를 바꿀 계획은 없다는 것이 입장입니다.]

Q. '고용보험을 가입하라고 정부가 권유를 해놓고서는 사정이 나으니까 주지 못하겠다', 이것이 맞는 말인가?

[임태우 기자 : 아니요. 따져보면 꼭 맞는 말이 아닙니다. 당장 수입이 끊겨서 편의점 알바나 청소, 회사 단기 계약직 같은 일을 잠깐 했던 사람들은 고용보험 경력 탓에 지원금을 한 푼도 못 받습니다. 반면에 경제적인 여유가 있어서 그냥 쉬었던 프리랜서들은 별 탈 없이 지원금 200만 원씩 타는 상황이어서 좀 억울하다는 제보들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습니다. 방금 보신 시간강사 A 씨만 해도 고용보험이 보장하는 실업급여 혜택을 누리려면 2년간 180일 이상 일해야 합니다. 그런데 학교 시간강사 일로는 중간에 방학도 있고 180일을 다 채울 수가 없어서 실업급여도 못 받고 지원금도 못 받는 것입니다.]

Q. 고용보험에 대한 불신만 키우지 않을까?

[임태우 기자 : 물론 고용보험은 프리랜서 생계 안정에 도움되는 것이 맞고 또 장려돼야 할 일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정부가 한창 고용보험에 가입하라고 할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고용보험에 들었으니 지원금을 못 주겠다고 하는 이 상황이 오히려 혼란을 주고 고용보험 거부감만 키운다는 지적입니다.]

Q. 개선 방안은?

[임태우 기자 : 국세청 자료 같은 것은 보면 다른 데 소득이 정말 없었는지 재산 여유가 있는지 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정부는 이 방법은 시간이 오래 걸려서 어렵다는 입장인데요. 그런데 이 지원금이라는 것이 국민 세금으로 더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일인 만큼 좀 더 꼼꼼한 기준을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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