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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맛비 붓는데 산사태 위험 '그대로'…더딘 응급 복구

<앵커>

장마가 시작되면서 얼마 전 대형 산불이 났던 경북과 강원지역 이재민들은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산불 피해가 난 곳은 산사태 같은 2차 피해에 취약한데, 응급 복구는 더디기만 합니다.

조재근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3월 대형 산불이 휩쓸었던 마을 뒷산은 아직도 그날의 모습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집 바로 뒷산의 나무들이 새까맣게 불 타 죽었고, 경사진 비탈은 위태롭게 변했습니다.

집중호우가 내리면 토사가 임시주택을 덮칠 기세입니다.

[남춘자/산불 피해 주민 : 비 올까 봐 걱정돼. 안 그래도 장마 진다고 하니까 걱정돼요. 산사태 날까 봐 그게 제일 위험하고 걱정되지요.]

불탄 나무에는 나뭇잎이 없어 빗방울이 직접 땅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토양 침식은 더 클 수밖에 없습니다.

[서준표/국립산림과학원 임업연구사 : 산불 피해를 심하게 받은 산지에서 약 85배 가량 많은 토사가 유출되었습니다. 그러한 토 사들이 계곡으로 흘러 들어가게 되면 계곡 바닥을 높이게 되고 작은 비가 오더라도 하류에는 홍수라던지 범람이라던지….]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응급복구가 필요하지만 더디기만 합니다.

울진 산불 피해지역 가운데 한 곳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경사가 아주 가파른 곳이어서 토사가 침식되는 것을 방지하는 공사가 필요해 보이지만 아직 공사는 착공조차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응급복구 대상지는 울진 지역만 57곳, 하지만 공사가 시작된 곳은 한 곳도 없고 5곳은 설계도 끝내지 못했습니다.

강릉과 삼척 동해에서도 응급복구가 필요한 41곳 가운데 공사를 마친 곳은 한 곳도 없습니다.

[울진군청 관계자 : (공사에) 여러 필지가 좀 묶이는 부분도 있어서 한 분한테만 얘기해서 될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에 동의 문제라던지 주민 설명 같은 것도 시간이 좀 걸리고….]

산불의 고통에서도 채 벗어나기도 전에 장마가 찾아오면서 이재민들은 또 다른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허 춘, 영상편집 : 윤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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