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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은 있지만…특성 무시 장애인 지원에 '사각지대'

<앵커>

지금 조현병 같은 정신장애, 자폐증 같은 발달장애인을 위한 법과 지원책이 없는 건 아닙니다. 그렇지만 특성상 그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아서 보호자는 간병과 돌봄이 너무나 힘겨울 수밖에 없습니다.

유승현 의학기자가 필요한 대책까지 함께 짚어봤습니다.

<기자>

자신보다 몸집이 큰 아들의 손목을 잡고 욕실로 들어갑니다.

올해 19살 아들은 자폐성 발달장애인입니다.

[(비눗물) 눈에 들어가니까 눈 감아.]

만 18세가 넘으면 학교에 보낼 수 없게 되는데, 인력을 지원받을 수 있는 것은 한 달에 100시간뿐입니다.

[김현미/발달장애인 가족 : 제일 막막한 건, 집에서 아이를 데리고 있는 것도 힘든데 아이를 데리고 일까지 해야 하면….]

병원에 데리고 가는 것은 더 큰 부담입니다.

[박은영/발달장애인 가족 : 100만 원씩 들여서 발치를 해요. 충치치료랑. 일반 치과에서 진료가 안돼요. 전신마취를 (해야 해서) 그래서 한꺼번에 많이 해요 썩기 기다렸다가.]

발달 장애는 주변 환경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특성이 있어서 일반 장애인 시설은 이용하기 어렵습니다.

[김명희/발달장애인 가족 : 소리를 지르거나 뛰거나 돌발 행동을 하니까 휠체어를 타신 분한테 피해를 줄 수도 있고. 너무 눈치가 보이니까.]

대표적 발달장애인 지적장애와 자폐성 장애의 지원 서비스 이용률은 6.5%, 12.5%에 불과합니다.

조현병 환자는 약을 꾸준히 복용하면 정상 생활이 가능하지만 증세가 악화해 잘못된 생각에 사로잡히면 긴급한 도움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신체가 온전하다는 이유로 장애인 도움 서비스를 받을 수 없습니다.

[조현병 환자 가족 : 장애인 활동 보조를 차라리 신청해 봐라, 그래서 신청을 했어요. (담당자가) 나와서 물어보는 게 (신체장애 관련해) 손들어봐라. 팔 들어봐라.]

정신장애인은 입원 절차가 까다로워 보호자에게 더 부담입니다.

[한덕현/중앙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그냥 방치되는 거죠. 단순히 그냥 환자 보호자가 책임지게끔 그렇게 만들어놓은 거죠.]

미국과 호주 등은 정신 장애인과 발달 장애인이 별도의 지원체계 속에서 긴급한 순간에 병간호와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김현미/발달장애인 가족 : 왜 이것을 연약한 나에게만, 연약한 아빠에게만 맡깁니까? 국가가 국가의 역할을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획일적인 장애인 정책에서 벗어나 각각의 특성에 맞춘 실질적인 지원체계가 필요합니다.

(영상취재 : 박대영·김학모, 영상편집 : 황지영, CG : 이종정, 영상제공 : 전국장애인부모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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