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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일 겪을 것" 학대 원장의 회유, 이어진 2차 가해

<앵커>

이렇게 경찰 수사가 시작되고 CCTV를 확인하기 전까지 부모들은 내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무슨 일을 겪었는지 알지 못했습니다. 문제를 해결해야 할 어린이집의 원장은 오히려 사건을 덮는 데 더 급급했고, 피해 아이와 그 가족에게 2차 가해를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이어서, 신용식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1월, C 군에 대한 학대 정황을 인지한 경찰은 파주시청에 해당 어린이집 전수조사를 위한 협조 요청 공문을 보냈습니다.
 
시청은 어린이집에 공문을 전달했는데, 원장 B 씨가 보내온 답신에는 뜻밖의 서류가 있었습니다.

다른 학부모들이 전수조사에 모두 동의하지 않는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피해 아이 아버지 : '(원장이) 아동 학대 전수조사 서류에 만약 동의하시게 되면 그 문제 아동을 제외한 나머지 아이들이 여러 가지 굉장히 힘든 일을 겪게 된다'라는 식의 설명을….]

알고 보니 원장 B 씨가 전수조사를 막기 위해 다른 학부모들을 회유한 것인데, 이 과정에서 C 군과 부모에게 2차 가해를 한 정황까지 드러났습니다.

[피해 아이 아버지 : '어떤 문제 되는 아이가 있었고 그 문제 되는 아이의 부모들까지 자꾸 어린이집에 시비를 건다'라는 식으로 얘기를….]

[피해 아이 어머니 : 굉장히 모자라고 약간 자폐아라고 저도 설명을 들었어요. 좀 폭력적인 기질도 있고.]

학부모들은 이달 초 경찰로부터 CCTV 분석 결과를 듣고서야 다른 아이들도 피해를 입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피해 아이 아버지 : 저희가 CCTV를 봤을 때의 그 충격은 진짜 이루 말도 못해요. 인간이 어떻게 이러한 두 얼굴을 가지고 아이들을 대할 수 있나.]

B 씨는 입장을 묻는 취재진에게 말을 아꼈습니다.

[B 씨/어린이집 원장 : 저는 할 말이 없는데요.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해당 어린이집 운영은 중단됐고, 원장 B 씨의 자격 정지 등에 대한 행정 처분도 진행 중입니다.

(영상취재 : 김학모·김세경·이용한, 영상편집 : 박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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