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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편중 인사 논란' 윤석열 정부, 文 정부와 비교하면?

[사실은] '편중 인사 논란' 윤석열 정부, 文 정부와 비교하면?
윤석열 대통령 인사를 두고 '서오남'(서울대, 50대, 남성) 편중 논란이 일었습니다. 여기에 검사 출신이 너무 많다, 최근에는 기획재정부 출신도 만만치 않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이런 지적들이 타당한지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윤석열 정부 장차관급 초기 인선 현황

하지만, 인사를 분석하는 건 녹록지 않습니다. 기준을 어떻게 설정하느냐 따라 분석 결과는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가령, 내각 고위직을 대상으로 분석하기로 했다면, 고위직 기준을 어떻게 잡느냐의 문제가 남습니다. 실제 언론 보도 별로 수치가 조금씩 다릅니다.

SBS 팩트체크 사실은팀은 기준부터 명확히 잡은 뒤 분석을 시작했습니다.
 
<SBS 팩트체크 사실은팀의 인사 분석>

■ WHO?
현 정부에서 임명된 장관과 차관, 장관급과 차관급 인사를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장관급과 차관급은 행정안전부가 발간하는 행정자치통계연보를 참고했습니다. 장관급에는 정부 부처 장관, 대통령실 비서실장과 안보실장, 국정원이나 보훈처 같은 장관급 기관 기관장이 포함돼 있습니다. 차관급에는 정부 부처 차관, 대통령실 수석비서관, 국정원이나 국무조정실 차장, 통계청이나 관세청 같은 차관급 기관 기관장 등입니다. 

■ WHEN?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한 5월 10일부터 6월 10일까지 한 달 사이 임명된 경우만 포함했습니다.

■ HOW?
정부가 집계하고 있는 내부 임명 자료를 받았습니다. 대통령실 인선 보도자료를 함께 활용했습니다.

인선의 편중성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비교 대상도 필요합니다. 문재인 정부 1기 내각과 동일한 기준, 즉, 장관과 차관, 장관급과 차관급 인선과 비교했습니다. 단, 문재인 정부 1기 인사 분석에서는 임명 이후 문제가 돼 사퇴한 경우는 포함시키지 않았고, 이후 임명된 사람을 분석에 넣었습니다. (과기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과 국가안보실 2차장으로 임명 이후 사퇴한 박기영, 김기정 교수 제외)

윤석열 정부 장차관급 초기 인선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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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오남은 얼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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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6월 10일 취임 이후 한 달 간 임명한 장·차관급 인사는 모두 77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인선은 지금도 진행 중입니다. 문재인 정부 1기 내각의 장·차관급 인선이 마무리 됐을 때 총 인원은 105명 이었습니다.

그렇게 파악된 윤석열 정부 1기 장·차관급 인사는 다음과 같습니다.

윤석열 정부 장차관급 초기 인선 현황

먼저, '서오남' 논란을 하나하나 확인해 보겠습니다. 먼저 여성 비율입니다.

윤석열 정부 장차관급 초기 인선 현황

윤석열 정부의 장·차관급 여성 인사는 8명으로 전체의 10.4%였습니다.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한화진 환경부 장관 등이 포함됐습니다. 

반면, 문재인 정부 1기에서는 105명 가운데 15명, 14.3%로 집계됐습니다. 문재인 정부 1기 내각 여성 비율이 조금 더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지난달 17일 임명장을 받는 여성가족부 김현숙 장관

다음은 연령 분석입니다.

윤석열 정부 장차관급 초기 인선 현황

윤석열 정부와 문재인 정부 1기 장·차관급 인사의 세대 별 분류는 거의 비슷합니다. 모두 50대가 60%를 넘었고, 40대는 1% 남짓입니다. 윤석열 정부의 40대는 1973년 생인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있습니다.

두 정부 모두 청년 정치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점을 감안하면 역설적입니다.

이번에는 출신 대학 알아보겠습니다.

윤석열 정부 장차관 인사 분석

윤석열 정부의 장·차관급 인사는 문재인 정부 1기에 비해 서울대 출신이 많은 걸로 나왔습니다. 장·차관급 인사의 절반이 넘었습니다. 

서오남과는 관련 없지만, 인선에서 지역 안배도 중요합니다. 출신 지역 별로도 확인했습니다.

윤석열 정부 장차관급 초기 인선 현황

두 정부 모두 영남권이 가장 많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다만, 윤석열 정부에서는 문재인 정부에 비해 수도권과 충청권 출신 인사가 많아졌고, 호남권 인사가 20%p 가까이 줄었습니다.

'서오남' 논란과 관련, 적어도 지금까지 임명된 장·차관급 인사들을 기준으로 하면, '서울대' 출신 '남성'이 많다는 건 대체로 사실로 볼 수 있습니다.

서오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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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과 기재부 출신은 얼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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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논란이 있습니다. 뉴스에도 많이 나왔는데, 검사 출신이 많다는 겁니다. 최근에는 기획재정부 출신 경제 관료들에 편중돼 있다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직군을 중심으로 고시 출신(행정, 외무, 사법시험), 검사 출신, 기재부 출신, 그리고 선출직 출신으로 나눠 분석했습니다. 선출직 출신은 해당 인사의 정치적 색채를 알아보기 위해서 별도로 잡았습니다. 정당 소속으로 선출직에 도전했다는 의미가 중요하기 때문에 낙선 경험도 포함했습니다.

중복 계산했습니다. 가령,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고시 출신인 동시에 검사 출신, 그리고 선출직 출신이기도 합니다.

윤석열 정부 장차관 인사 분석

사실 어떤 정부든 장·차관급 인사에 고시 출신이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정부 부처 차관의 경우,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상당수가 내부 승진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점을 고려해도, 윤석열 정부는 문재인 정부 1기에 비해 고시 출신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검사 출신도 전체의 10%에 달합니다. 하지만, 이는 장·차관급 인사에 한정했을 뿐이고, 대통령실의 비서관으로 넓히면 그 수는 훨씬 많아집니다. 대통령실의 수석비서관은 차관급이지만, 비서관은 1급입니다. 대통령실 비서관은 장·차관급은 아니지만 대통령 근접 거리에서 보좌하는 만큼, 국정 영향력은 장·차관에 맞먹을 정도로 크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별도로 분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난 8일, SBS 정치부 박원경 기자가 대통령실 비서관 가운데 검찰 출신 현황을 보도한 적이 있습니다.

윤석열 정부 장차관급 초기 인선 현황
지난 8일, SBS8뉴스

기재부 출신이 많다는 점도 주목할 만합니다. 전체의 14.3%였습니다. 기재부 내부 말고 다른 부처에서도 두루 포진하고 있었습니다. 조규형 보건복지부 1차관, 조용만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을 비롯해 윤태식 관세청장, 이종욱 조달청장, 한훈 통계청장 등이 기획재정부 출신 인사로 분류됩니다. 문재인 정부 1기의 경우 7.6%였습니다.

최근 몇 년 새 조국 사태나 검수완박 논란 등으로 검찰 주목도가 높아져서 그렇지, 사실 기재부는 대한민국의 돈 줄을 쥐고 있는, 국정 운영의 중추 기관입니다. 가령, 기재부가 짜 놓은 600조 원의 예산안 가운데, 국회 심의 과정에서 바뀌는 건 미미한 수준입니다. 그만큼 기재부의 영향력은 막강합니다.

결국, 언론에서 흔히 쓰는 '서오남 편중', '검찰 편중', '기재부 편중'이라는 표현은, 적어도 장·차관급 인사를 기준으로 과거 정부와 비교할 때, 어느 정도 타당성이 있다는 게 사실은팀의 결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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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선의 다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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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성별과 연령, 대학, 지역 등을 기준으로 얼마나 '기계적으로' 잘 안배했는가 따져보는 의미에 대한 고민도 생깁니다. 출신 보다 국정 운영 능력이 우선해야 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은 까닭입니다.

다만, 인선은 메시지입니다. 특히, 정부 출범 뒤 1기 인선은 향후 국정 운영의 방향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다양성이 중요한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공동체의 다양성이 기계적 인선 배분으로 성취된다는 보장은 없지만, 적어도 첫 단추는 될 수 있다는 의미일 겁니다.

리더십 (다양성 포용)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이런 까닭에 미국과 유럽의 민주주의 국가도 인선 배분에 늘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특히, 다인종 국가인 미국은 정부 인선이 마무리되면, 성별 비율은 물론이고 흑인과 동양계 비율 문제에 대한 언론 보도가 나오곤 합니다. 

윤석열 정부 인선은 현재 진행형입니다. 위 숫자는 바뀔 겁니다. SBS 사실은팀은 윤석열 정부 1기 인선이 마무리되면 최종 결과를 구체적으로 공개하려고 합니다. 최종 결과를 집계할 때는 '편중'이라는 수식어를 붙이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인턴 : 이민경, 정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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