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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페셜리스트] 현금은 여전히 '쓰레기'일까?

[워런 버핏/버크셔 해서웨이 CEO : 현금은 항상 나쁜 투자입니다. 현금은 아무것도 만들어내지 못하고 시간이 지나면 가치가 떨어집니다.]

워런 버핏 같은 투자의 귀재들이 자주 언급하는 '현금은 쓰레기'라는 표현, 물가가 오르기 때문에 현금을 묻어두면 오히려 손해라는 뜻으로 투자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말입니다.

예를 들면 1만 원으로 10년 전에는 냉면 두 그릇 먹을 수 있는데 지금은 한 그릇도 채 못 먹을 수 있죠.

즉 가만히 돈을 들고 있었을 뿐인데 물가가 오르니 구매력이 크게 상실되는 겁니다.

그래도 고금리 때는 괜찮았죠, 이자수익이 짭짤했기 때문이죠.

1990년대 10%대였던 예금금리 저축만으로도 자금을 꽤 불릴 수 있었지만, 금리는 계속 떨어져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주요 선진국 금리는 제로까지 추락했습니다.

이건 실질 금리는 마이너스라는 뜻으로 현금을 보유하고 있으면 자산이 줄어드는 '바보짓'에 해당했습니다.

10년 넘게 바이블처럼 여겨지던 말, 그런데 요즘은 좀 다른 해석들이 부쩍 눈에 띕니다.

[레이 달리오/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 회장 : 물론 현금은 여전히 쓰레기입니다. 하지만 주식은 더 쓰레기예요.]

여전히 현금이 쓰레기라면서도 주식은 더 안 좋다는 분석, 왜 나오는 걸까요?

2020년 팬데믹 이후 세계 각국은 어마어마하게 돈을 풀었습니다.

그런데 인위적 거품은 영원할 수 없죠, 인플레가 자극되자 긴축에 돌입했습니다.

미국, 캐나다, 뉴질랜드, 한국 속속 빅스텝 금리인상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끝날 줄 모르는 우크라 러시아 전쟁, 공급난을 자극해 유가, 곡물가 상승을 유발 인플레는 잡히질 않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추가 긴축 우려에 전 세계 금융시장은 내리막길을 걷고 있습니다.

가상자산 시장도 쪼그라들고, 뜨겁던 부동산 시장도 식기 시작했습니다.

때문에 투자자들은 현금에 대해 조금 다르게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금리 인상 강도는 커지고 주식 코인 같은 자산 시장 약세는 현금을 더욱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는 것이죠.

실제로 주요 투자기관들, 현금 보유를 늘리는 추세입니다.

미국 펀드매니저 집단 등 투자자들의 현금비중은 200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습니다.

국내도 마찬가지로, 기관 펀드의 예금보유액이 큰 폭으로 늘었습니다.

과거 주가가 조정을 받을 때마다 저가 매수에 나서며 현금 비중을 줄였던 것과는 다른 행보를 보이는 건데요.

예적금 금리 5%대까지 높아지니 시중의 돈도 증권사에서 은행으로 옮겨갑니다.

위험자산에서 안정적인 투자처로 이동하는 '역머니무브' 현상이 본격화된다는 분석입니다.

코로나19 이후 동학, 서학 개미들이 증시에 쏟아부은 자금만 220조 원이 넘습니다.

재미를 봤던 개인 투자자 상당수가 올해 들어서는 씁쓸한 성적표를 받고 고민이 클 걸로 보이는데요, 우선 목표수익률을 낮추고 보수적 접근이 필요합니다.

이자, 배당, 임대료 등 안정적인 수익 기대할 수 있는 자산 비중을 늘리는 거죠.

또 과거보다 훨씬 현금에 가중치를 부여해야 합니다.

부자가 갖고 있는 두 가지가 현금과 용기라는 말을 재테크 전문가에게 들은 적이 있는데요.

현금 보유를 늘려야 추가적인 약세장 때 매수에 나서는 전략을 취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또 중요한 것, 주가보다 금리에 민감하라는 겁니다.

고물가와 고환율, 고금리가 겹친 3고 상황에서 한국은행은 더 빠르게 금리를 올릴 걸로 예상됩니다.

이자 부담을 낮추는 게 곧 재테크라는 뜻으로, 서둘러 빚 구조조정에 나서야 할 때입니다.

당분간 어려울 수밖에 없는 투자환경, 일희일비하지 않는 마인드로 현명한 대응이 요구됩니다.

(기획 : 조지현, 구성 : 신희숙, 영상취재 : 박진호·김용우, 영상편집 : 윤태호, CG : 엄소민·김홍식·서동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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