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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 넘게 공항서 노숙하는 에티오피아인들, 왜?

<앵커>

인천 국제공항 터미널에는 지금 두 달 넘게 노숙을 이어가는 에티오피아인 다섯 명이 있습니다.

심각한 내전을 피해 나라를 떠나온 뒤 난민 신청을 했지만 심사도 받지 못하고 꼼짝없이 공항에 갇힌 건데, 이성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공항 의자에 누워 쪽잠을 자고, 화장실에서 겨우 얼굴만 씻습니다.

매일 빵으로 끼니를 때우는 사람들, 5명 모두 에티오피아 국적의 난민 신청자들입니다.

지난 3월 20일부터 두 달 넘게 인천국제공항 터미널에서 노숙하고 있습니다.

내전이 심각한 에티오피아를 떠나 우리나라에 도착해 난민 신청을 했지만 심사 자체를 거부당했습니다.

단순히 내전으로 인한 공포는 난민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현행법상 난민 신청을 한 뒤 공항에서 머무는 사람의 숙식은 항공사 측이 제공해야 하는데, 이러한 지원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상현/사단법인 두루 변호사 : 에티오피아 항공사는 숙식을 제공하지 않고 있으며 이에 대해서 항의 서한을 보내도 배 째라 식으로 책임을 회피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시민단체 도움을 받아 난민 심사조차 진행하지 않은 우리 정부의 결정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냈는데 어제(26일) 첫 변론이 열렸습니다.

재판부는 이들이 난민에 해당하는지는 따져봐야 하므로 심사의 기회를 부여하는 게 맞는다며 조정을 권고했습니다.

하지만, 우리 정부가 권고를 받아들인다고 해도 까다로운 심사 과정이 남아 있고 소송전이 이어질 가능성이 커 공항 노숙은 당분간 계속될 걸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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