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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ICBM+단거리' 섞어쏘기는 처음…미사일방어망 무력화 노려

북, 'ICBM+단거리' 섞어쏘기는 처음…미사일방어망 무력화 노려
북한이 오늘(25일) 이례적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같은 날 잇따라 발사한 것은 한미정상회담 등을 고려한 반발성 무력시위라는 분석이 제기됩니다.

합참에 따르면 북한은 오늘 평양 순안비행장 일대에서 오전 6시에 ICBM 추정 탄도미사일 1발을 쏘아 올린 것을 시작으로 약 37분 뒤에는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5분 간격으로 발사했습니다.

북한이 과거 단거리급 미사일이나 방사포(다연장 로켓의 북한식 명칭) 등 서로 기종이나 사거리가 다른 미사일을 여러 발 섞어 발사한 적은 있지만, ICBM까지 섞어 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ICBM은 미국을,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은 한일을 각각 겨냥한 것으로, 한미 미사일 방어망 무력화를 노린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군 당국은 ICBM 추정 미사일은 북한이 개발 중인 신형 '화성-17형'으로, 뒤이은 2발은 '북한판 이스칸데르'라고 불리는 KN-23으로 추정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탐지된 제원을 보면 ICBM 추정 미사일은 비행거리 약 360km, 고도 약 540km, 속도 마하 8.9로 탐지됐습니다.

이는 지난 2월 25일과 3월 5일 발사된 화성-17형 궤적과 유사합니다.

화성-17형은 정상 각도로 발사 땐 최대사거리가 1만5천㎞를 넘을 것으로 추산되어 미국 본토 전역을 비롯해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등 주요 대륙 모두를 사정권 안에 둘 수 있습니다.

기존 화성-15형의 최대사거리는 1만3천㎞ 정도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화성-17형은 직전 마지막 세 번째 발사 때인 지난 3월 16일 상승 초기 단계에서 공중 폭발했는데, 두 달 만에 재발사가 이뤄진 점 등을 고려하면 당시 문제점을 보완한 뒤 재시험 발사 성격일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군은 이번의 경우 1단 추진체 연소가 일정 수준 이뤄졌고 단 분리도 정상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분석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북한은 3월 '공중 폭발' 사실은 함구한 채 당시 얼마 뒤 기존 ICBM인 화성-15형을 발사한 뒤 화성-17형 개발에 성공했다고 대내외에 공표한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오늘 발사를 공개보도하더라도 ICBM 대신 '정찰위성 시험'이라고 주장할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북한이 ICBM까지 섞어 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도 주목되는 대목입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전문연구위원은 "한미를 동시에 겨냥한 건 처음으로 보인다"며 "한미, 미일정상회담이 끝나자마자 도발을 하기로 계획을 한 것 같다"고 분석했습니다.

장영근 항공대 교수도 "같은 미사일이라도 운용측면 등에서 뭔가를 보여주려 했다면 궤적을 달리하거나, 아예 동시에 발사하는 방식 등을 택했을 것"이라며 이번엔 이전과 궤적이 거의 유사하다는 점에서 최근 한미정상회담을 비롯해 연합훈련과 확장억제 조치 강화에 반발하는 '정치적 성격'이 짙은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한편, 2, 3번째 미사일의 경우 유사한 기종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의 궤적을 달리해 시험발사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습니다.

이 가운데 합참은 2번째 미사일은 상대적으로 낮은 고도에 해당하는 고도 약 20km에서 우리 탐지자산으로부터 소실됐다고 전했습니다.

'소실'은 탐지 레이더상 사라졌다는 의미로, 일단 군은 실패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단거리 미사일이라는 점에서 저고도 비행을 했을 가능성도 제기하며 '실패' 규정에 신중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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