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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 달째 새벽마다 100데시벨 공사…주민 "매일 악몽"

<앵커>

한국철도공단이 밤마다 대전 도심 한복판을 지나는 호남선 아래 터널 공사를 석 달 넘게 계속하면서 인근 주민들이 소음 피해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TJB 이수복 기자입니다.

<기자>

야심한 밤, 마지막 기차가 지나가자 대전 도심을 가로지르는 호남선 아래 터널 공사가 재개됩니다.

대형 장비가 굉음을 내며 족히 20여 미터는 돼 보이는 쇠 말뚝을 때려 박는가 하면, 흙을 퍼 나르고 터는 작업이 계속됩니다.

현재 시각 새벽 2시입니다.

자정 무렵부터 동이 트기 전 새벽 5시 30분까지 이 같은 밤샘 공사가 석 달 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공사장 바로 10m 옆에 민가가 붙어 있지만 공사장 사이에는 주택보다 낮은 높이의 얇은 알루미늄 가벽만 설치되어 있습니다.

소음을 측정해봤더니 조용한 작업을 벌일 때에도 청력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수준인 80dB이 표시됩니다.

시끄러운 작업을 할 때에는 헬리콥터 소리와 맞먹는 100dB이 넘기도 합니다.

야간 공사 기준인 50dB의 두 배가 넘습니다.

[이창호/소음 피해 주민 : 조용한 동네에 이런 큰 소리가 나니까 정말 죽고 싶고 잠도 못 자고 너무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는 거죠.]

주민들은 공사를 하는 건 좋지만, 잠이라도 잘 수 있게끔 소음 방지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원청인 국가철도공단에 요구했습니다.

[주민 : 설치해 달라고요. 소음이 안 나게.]

[국가철도공단 관계자 : 어디에, 집 마당에 울타리를 설치해 달라는 겁니까?]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다음 달 말까지 예정됐던 공사는 공정이 지연돼 수개월 더 연장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입니다.

취재가 시작되자 철도 공단 측은 뒤늦게 6m 높이의 에어 방음벽과 임시 방음판을 추가로 설치하는 한편, 주민들과 협의해 주기적으로 소음을 측정하겠다고 알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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