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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라이프] '5억' 약 값에…치료제 있어도 실명

<앵커>

특정 유전자 때문에 30살 즈음 실명하는 망막 병이 있습니다. 5년 전 치료약이 나왔지만 너무 비싼 탓에, 환자들은 치료를 받고 싶어도 받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조동찬 의학전문기자입니다.

<기자>

1살 터울로 태어난 남매는 나쁜 시력 탓에 돌이 되도록 걸음마를 떼기가 어려웠습니다.

대학병원에서 유전성 망막 질환을 진단받았지만 치료 약이 없었습니다.

두꺼운 안경을 써도 해가 밝아야 겨우 보이는 정도였습니다.

실명을 운명으로 받아들이며 살던 남매에게 지난해 선물 같은 제안이 찾아왔는데 유전자 치료제 임상 시험이었습니다.

누나는 치료 후 바로 세상이 보였고 30년 만에 노을을 봤습니다.

[박선경/유전성 망막병 환자 : 진짜, 말로 설명할 수 없을 만큼 진짜 너무 행복했고, 이런 것들을 사람들은 매일 보고 살았겠구나….]

남동생은 이미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악화해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박선경/유전성 망막병 환자 : 동생이 괜히 제가 수술하고 나서 '어때, 보여? 어떻게 보여? 밤에 보이는 건 뭐야?' (물어봤습니다.)]

치료받은 누나의 왼쪽 눈을 가렸더니 앞이 보이지 않는 것처럼 주춤주춤 걷습니다.

임상 시험은 한쪽 눈만 지원됐는데 나머지 한쪽 눈은 약값 5억 원이 부담돼 못 받은 겁니다.

국내 유전성 망막 병 환자는 5천 명 정도, 이 중 해마다 20명이 실명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미국과 영국, 독일, 등 20개 나라는 비율은 다르지만 보험을 적용하고 있는데 우리는 아닙니다.

국내에서는 진단이 늦어지는 것도 문제인데 평균 7년이 걸리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변석호/세브란스병원 안과 교수 : 외국에서도 10대에서 많은 시술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유전자 검사를 그렇게 널리 시행하지 못하다 보니 발견이 늦어지고 있습니다.]

치료 효과는 어릴수록 좋지만 30세가 넘으면 듣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영상취재 : 박진호, 영상편집 : 박지인, CG : 서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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