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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로도 돌본 우크라 의사…'참상영상' 남기고 러군에 체포

<앵커>

우크라이나 소식입니다. 러시아가 집중 공격을 퍼붓고 우크라이나가 결사항전했던 남부 마리우폴에서 수많은 군인과 민간인을 치료했던 한 의사의 영상이 공개됐습니다. 국적을 가리지 않고 다친 이들을 돌봤는데, 의사가 찍은 영상에 전쟁의 참상이 그대로 담겨있습니다.

김석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부상을 당한 군인이 구급차에 실려 황급히 들어옵니다.

[율리아 파이에프스카/우크라이나 의사 : 들것 내려놓을게요. 진정하고 걱정하지 마세요.]

곧이어 또 다른 부상병이 헬기로 후송됩니다.

[율리아 파이에프스카/우크라이나 의사 : 머리 조심하고 빨리 옮깁시다.]

전장의 한복판에서 부상병을 치료하고 있는 이는 우크라이나 의사 율리아 파이에프스카.

지난 3월 마리우폴이 러시아군에 사실상 점령되기 2주 전부터 머리에 소형 카메라를 달고 자신의 치료과정을 담았습니다.

전쟁의 참상을 생생히 알리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구급차에 넣을 기름도 없어요. 우린 곧 죽을 거예요.) 알고 있어요. 하지만 뭐라도 할 게 있을 겁니다.]

치료하던 아이가 숨지자 끝내 울음을 터뜨리고,

[율리아 파이에프스카/우크라이나 의사 : 이 아이는 죽었지만 다른 아이는 심폐소생술을 하면 살릴 수 있습니다.]

적군인 러시아군 포로의 치료를 탐탁지 않게 여기는 사람들을 설득해 치료하기도 합니다.

[(나쁜 놈…너는 우리 국민과 아이들을 죽였어.) 진정하세요. 진정하세요.]

[(이 러시아 군인을 치료할 건가요?) 그래야 합니다. 저들은 전쟁포로입니다.]

파이에프스카는 마리우폴에 남아 마지막까지 취재를 하던 AP통신 기자에게 자신이 찍은 이 영상을 넘긴 뒤 지난 3월 16일 러시아군에 체포됐는데, 현재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한편 마리우폴 아조우스탈에서 마지막까지 항전하다 러시아 측에 투항한 우크라이나 군인 수가 1천7백 명을 넘었다고 러시아 국방부가 밝혔습니다.

(영상편집 : 정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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