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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외국인 아내 씨받이 취급"…9급 공무원의 충격 폭언

"외국인 여자랑 결혼해서 XXX 사람 짜증 나게 하네. 자기가 부끄러우니까 안 데리고 오고 싶어 하는 거잖아요. 거지 같은 XX가 다 있어. 꼭 찌질이 같아."

서울 은평구 한 주민센터 공무원이 다문화가정인 민원인을 향해 원색적인 폭언을 쏟아내 충격을 안기고 있습니다.

또 문제의 발언을 한 공무원은 민원인에게 '나는 9급 공무원 정도 되니까 결혼 잘하겠다는 생각에 오만한 생각을 가지고 민원인을 대했다'는 식으로 말해 또 한 번 분노를 일으켰습니다.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오늘(17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한 민원인 A 씨는 지난해 8월 은평구 한 주민센터에 외국인 아내의 주민등록 관련 절차를 문의했다가 공무원으로부터 막말을 들었다고 폭로했습니다.

A 씨는 "(문의를 마치고) 전화를 끊으려는데 (담당 공무원이) 갑자기 심한 욕설을 하더라"면서 "유선전화를 내려놓는 과정에서 잘 안 끊어진 것 같았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습니다.

당시 A 씨는 메모할 곳이 없어 통화 내용을 녹음하던 중이었고 그러던 와중에 욕설을 들었다고 밝혔습니다.

A 씨는 "너무 어이가 없어서 한참 멍하니 있다가 잠시 후에 항의 전화를 했다. 왜 그렇게 욕을 심하게 하셨냐고 여쭤보니 처음에는 저한테 욕한 게 아니라는 식으로 변명을 하다가 나중에 어쩔 수 없이 시인했고, 만나서 사과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공무원의 막말은 사과 자리에서도 이어졌습니다.

A 씨는 "그날 저녁 커피숍에서 만났다. (막말 공무원이) 혼자 온 게 아니라 직장 선배랑 같이 왔더라"면서 당시 대화를 담은 녹취록을 공개했습니다.

음성파일 속 공무원은 "선생님(A 씨)에게 하는 말이 아니고 늦게까지 장가를 못 가서 결혼하고 그냥 약간 애 낳는 그런 수단으로 쓰는 것 같았다. 매체에서 보고..."라고 했습니다.

이에 A 씨는 "잘못을 시인하는 게 아니라 그냥 변명이었다. 한마디로 내 아내가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씨받이 취급한 거다"라며 분노했습니다.

다시 말을 이어간 A 씨는 "(막말 공무원이 말하기를) '자기는 9급 공무원 정도 되니까 좋은 사람 만나서 결혼 잘하겠다는 생각에 너무 오만한 생각을 가지고 민원인이나 다른 사람들을 그렇게 만만하게 본 것 같다'는 식으로 얘기를 하더라"며 "그 말은 본인은 9급 공무원이라서 앞으로 결혼 잘할 건데 당신은 그렇게 대단한 사람 아니니까 한국 사람이랑 결혼 못하고 외국 여자랑 결혼한 거 아니냐는 취지로 들렸다"고 했습니다.

그는 "키르기스스탄 국적인 아내는 명문가 출신으로 한 번도 이런 취급을 받은 적이 없다가 한국 남자랑 결혼했다는 이유만으로 공무원한테 씨받이 취급을 받았다. 한국에서 행복하게 살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지금은) 한국에 계속 살 수 있나라는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습니다.

이에 진행자는 "명문가 출신이 아니어도 이런 일은 말이 안 되는 거다"라며 공무원의 막말에 어이없어했습니다.

끝으로 A 씨는 사건 발생 9개월이 지났지만 사과 전화 등 사후 조치가 없었다며 공론화를 결심한 이유를 밝혔습니다.

A 씨는 "그냥 사건을 없었던 것으로 하려는 것처럼 느껴졌다"며 개인 공무원의 일탈로 치부하고 꼬리자르기식으로 넘어가는 것에 대해 참을 수 없어 지난 6일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습니다.

은평구 막말 공무원의 적나라한 욕설을 육성으로 들은 여러 누리꾼들은 가히 충격적이라며 "저런 공무원한테 내 세금으로 월급 주고 싶지 않다", "소송 걸려서 징계받아봐야 세상 무서운 줄 안다" 등의 비난을 쏟아냈습니다.

또 은평구청 홈페이지 게시판에도 막말 9급 공무원의 징계를 요구하는 성난 목소리가 실시간으로 올라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17일 현재 은평구청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라오는 '은평구 막말 9급 공무원' 징계 요구 목소리들. (사진=은평구청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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