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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커룸S] SSG 크론, 이승엽에게 "노 스트레스" 외치며 웃는 이유

[라커룸S] SSG 크론, 이승엽에게 "노 스트레스" 외치며 웃는 이유
SSG 랜더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맞대결이 열린 지난 16일 인천 랜더스필드. SSG 랜더스 외국인 타자 케빈 크론은 이날 랜더스필드를 찾은 이승엽 SBS 해설위원을 보자 한걸음에 달려와 꾸벅 인사를 했습니다. 그러더니 "일본에서 뛰었을 때 이승엽 위원의 이야기를 들었다.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활약했던 걸로 안다. 이렇게 만나게 돼 영광"이라며 인사를 건넸습니다.

크론의 깜짝 인사에 이승엽 위원은 미소 지으며 "지난해 일본 히로시마에서 뛴 걸로 안다. 한국과 일본 리그는 문화가 많이 다를 텐데 느끼는 점이 있는가"라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크론은 웃으며 답했습니다.
 
"No stress(노 스트레스)!"

196cm, 115kg의 건장한 체격을 자랑하는 크론은 2015~2019년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홈런 139개를 날리며 거포 유망주로 평가 받았습니다. 크론의 형은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홈런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는 C.J. 크론으로 '홈런 파워'는 집안 내력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크론은 2019-2020시즌 애리조나에서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지난해엔 일본 프로야구 히로시마에 입단했지만, 42경기에서 6홈런, 16타점, 47삼진을 기록한 뒤 시즌 종료 후 방출됐습니다.

거포 본능 집안 내력? 형 C.J. 크론(왼쪽)과 동생 케빈 크론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레전드 외국인 타자로 이름을 남긴 제이미 로맥의 은퇴 후 새 외인 타자를 물색하던 SSG는 크론을 영입 대상으로 놓고 저울질했습니다. 그리고 외국인 선수 첫 시즌 상한액 100만 달러를 꽉 채워 영입했습니다. 로맥의 번호 27번을 물려줄 정도로 크론에게 큰 기대를 했습니다. 하지만, 시범경기에서 크론의 방망이는 신통치 않았습니다. 13경기에서 타율 0.176에 그쳤고, 홈런 2개를 때려냈지만 삼진을 9개를 당했습니다. SSG 구단은 크론이 '모' 아니면, '도' 스타일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원하는 장타가 터지지 않자 남모르게 속을 태웠습니다. 그렇다고 크론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았습니다. 크론이 밝은 성격과 성실한 태도를 보이며 훈련에 매진하자 믿고 맡기기로 했습니다.

크론 역시 자신에게 거는 기대를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는 "구단이 나를 믿고 있다는 걸 느낀다"며 "일본이었으면 벌써 타격폼을 조정하고, 다른 걸 시켰을 것이다. 늘 경쟁해야 하는 점도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KBO리그 문화는 확실히 일본과 다른 거 같다. 미국과 더 가깝게 느껴진다. 그래서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크론은 대화 말미에 이승엽 위원에게 일본 생활을 몇 년 했는지 물었습니다. 이승엽 위원이 "8년 동안 있었다"고 하자 크론은 엄지를 치켜들며 "존경스럽다"고 말했습니다. 그만큼 일본 생활 동안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던 걸로 풀이됩니다.

배트가 부러져도…
쳐낸다! 위쪽 사진은 지난 21일 키움전 안타 만들어내는 순간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KBO리그에 서서히 적응한 크론은 마침내 김원형 감독의 칭찬까지 받으며 정상 궤도에 올랐습니다. 그는 24일 대전 한화전에서 2대 1로 앞선 6회 원아웃 1, 3루에서 우중간 담장을 맞히는 1타점 2루타를 터뜨리면서 팀의 2연패 탈출을 이끌었습니다. 김원형 감독은 "크론의 적시 2루타가 나오면서 추가 득점이 나왔고,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며 호평했습니다. 크론은 올 시즌 20경기에서 타율 0.250, 3홈런, 14타점을 올렸습니다. 특히 팀이 필요로 할 때마다 적시타를 날려 분위기를 이끌었습니다. 팀 내 홈런 공동 1위, 타점 2위로 최정과 추신수가 부상으로 이탈한 SSG의 공격의 선봉에 서 있습니다.

크론은 한국 생활을 즐기고 있습니다. 그는 "SSG 구단 출신 메릴 켈리에게 KBO리그, 인천 생활에 대한 조언을 많이 받았다. 덕분에 적응을 잘 할 수 있었다"며 "한국에 온 첫날부터 한국에서 오래 뛰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다. 나에게 KBO리그는 잠깐 들렸다 가는 곳이 아니다. 한국에서 오랫동안 활약하고 싶다"고 다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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