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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묵 속에 숨겨둔 백신…야생 너구리가 약 먹는 방법

동그란 눈에 뾰족한 입이 귀여운 이 동물은 한국 야생 너구리입니다.

지자체에서는 해마다 이런 야생 너구리의 광견병을 예방하기 위해 미끼 예방약을 살포하고 있는데요.

제작진이 그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야생 너구리가 상당히 많습니다.

전국적으로 1제곱킬로미터당 3마리 정도가 서식한다는데요.

너구리를 봤다는 신고는 해마다 꾸준히 늘어서 재작년 수도권에서만 521건이나 접수됐습니다.

그런데 너구리도 광견병을 조심해야 합니다.

광견병은 거의 모든 온혈동물에서 발병할 수 있는 인수공통 감염병으로, 가장 중요한 매개체는 개이지만 야생동물인 너구리나 박쥐 등에 의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이에 지자체는 해마다 광견병 예방약을 넣은 미끼를 뿌립니다.

이게 바로 미끼 예방약으로, 어묵이나 닭고기를 섞어 너구리를 유인한다고 합니다.

[백지/스브스뉴스 PD : 이걸 그냥 먹으면 되는 거예요?]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관계자 : 네네 맞습니다.]

[백지/스브스뉴스 PD : 여기 안이 백신이에요?]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관계자 : 네 이 안에 약봉지가 있습니다.]

안쪽에 하얀 부분이 백신, 바깥쪽은 어묵이나 닭고기 등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너구리가 이 미끼 백신을 먹으면 흰 백신 성분이 구강점막을 통해 흡수되고 이게 면역 작용을 일으킵니다.

미끼 예방약에 의한 면역은 대략 1년 정도 가서, 매년 3월과 11월 전후로 구석구석 약을 뿌립니다.

[서울대 수의과대학 관계자 : 대략 50~200미터에 20~30개 사이 정도로 (뿌리고) 서울시 전체에 대략 4만 개 정도 뿌려져 있고요.]

이렇게 GPS로 미끼 백신 뿌린 곳을 확인하며 방역 선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데요.

이건 누가 만드는 걸까요.

[A 씨/서울시청 동물보호과 관계자 : 이 미끼 예방약은 전 세계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백신을 구매하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미끼 백신 하나만 먹어도 백신 효과가 있지만 혹시 욕심 많은 너구리가 이걸 혼자 다 먹더라도 안전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합니다.

사실 너구리 말고 다른 야생 동물들도 광견병 미끼 예방약을 먹고 있습니다.

너구리와 다른 야생동물들을 위한 미끼 예방약을 발견했을 때는 절대 만지면 안 됩니다.

사람 냄새가 나면 너구리가 먹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또, 산책 중 강아지가 먹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먹어도 큰 문제는 없지만, 광견병 예방은 병원에서 주사를 맞히는 게 가장 확실하다고 합니다.

이렇게 꾸준히 미끼 백신을 살포하고 방역 선을 관리하는 노력 덕분에 2014년부터 야생 너구리 발 포함 전국에서 광견병이 발생했다는 보고는 전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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