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리시 수낙 재무부 장관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코로나19 방역 규정을 어기고 생일파티에 참석한 것으로 결론 나면서 이른바 '파티게이트' 소용돌이로 영국의 정국이 다시 빠져들 것으로 보입니다.
영국 총리실은 12일(현지시간) 존슨 총리와 리시 수낙 재무부 장관이 경찰로부터 범칙금 통지를 받았다고 밝혔다고 BBC와 더 타임스 등 영국 언론들이 보도했습니다.
존슨 총리 부인 역시 범칙금을 물게 됐습니다.
이로써 존슨 총리는 재임 중 법 위반으로 제재를 받은 첫 총리라는 기록을 세우게 됐습니다.
이날 런던경찰청은 총리실과 정부청사에서 방역규정을 어기고 파티에 참석했다가 범칙금을 내게 된 인원이 50명이 넘는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12월 파티게이트가 불거진 후 여론은 극히 악화했습니다.
앞에선 봉쇄 규정을 잘 지키라고 강조하고선 뒤에선 파티를 즐긴 '내로남불' 행태에 민심이 돌아선 겁니다.
존슨 총리는 지난해 12월 파티게이트가 불거진 이후 코로나19 규정 위반 파티의 증거가 차곡차곡 쌓이는데도 불구하고 줄곧 자신은 규정을 어긴 적이 없다고 주장해왔습니다.
존슨 총리는 의회에서 "총리실에서 모든 지침을 완전히 따랐다"며 "이번 의혹이 제기된 뒤 나는 파티와 코로나19 규정 위반이 없었다는 점에 관해 여러 차례 확인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지난 8일에도 한 방송 인터뷰에서 봉쇄 규정이 비인간적이었다면서 총리실 파티와 관련해서 말도 안 되는 소리가 많이 나왔다고 주장했습니다.
야당과 코로나19 유가족 단체는 즉시 맹비판에 나섰습니다.
키어 스타머 노동당 대표는 존슨 총리와 수낙 장관이 법을 어겼을 뿐 아니라 국민에게 계속 거짓말을 했다고 비판하며 사퇴를 촉구했습니다.
이언 블랙퍼드 스코틀랜드국민당(SNP)의 하원 원내대표도 존슨 총리가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존슨 총리는 '파티게이트'로 벼랑 끝까지 몰렸다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관심이 분산되면서 기사회생한 바 있습니다.
문제가 된 행사는 존슨 총리의 56번째 생일파티입니다.
총리실 대변인은 성명에서 경찰이 2020년 6월 19일 오후 총리실 내 내각 회의실에서 열린 모임과 관련됐다고 통보해왔다고 밝혔습니다.
존슨 여사는 깜짝 파티를 기획해서 당시 관저 수리 작업을 하던 인테리어 디자이너와 함께 케이크를 건넸고, 직원들에게 생일축하 노래를 부르도록 유도한 걸로 전해졌습니다.
수낙 장관 측근들은 그가 이 파티에 참석한 점을 인정했지만 이는 단지 코로나19 대책 회의 때문에 현장에 도착했기 때문이고 초대받은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더 타임스는 존슨 총리가 이제 100파운드(약 16만원)의 정액 범칙금을 낼지 이의를 제기할지 결정해야 한다고 전했는데, 이의를 제기할 경우 법정에서 공개 심리를 받아야 합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