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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흰머리를 사과처럼 '갈변' 시킨다?…염색 샴푸 열풍

<앵커>

친절한 경제 시간입니다. 오늘(12일)도 한지연 기자와 함께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요즘에 염색 샴푸 시장이 커지고 있다면서요.

<기자>

네, 집에서 염색하기 힘들어서 비싼 돈 내고 미용실 가시는 분들 많잖아요. 특히 새치 염색은 주기적으로 해야 하는데, 염색 샴푸는 매일 감기만 하면 되니까 상대적으로 간편하죠.

지난해 출시된 모다모다라는 염색 샴푸가 소위 '대박'을 치면서 올해 들어 화장품업체들이 염색 샴푸를 잇따라 출시하고 있습니다.

서울화장품과 토니모리가 먼저 선보인 데 이어서 대기업인 아모레퍼시픽도 이 시장에 뛰어들어 모레 제품을 출시하고요. LG생활건강도 관련 제품 개발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금까지 10개 넘는 제품이 출시돼 판매 중인데요, 국내 샴푸 시장에 새치 샴푸 비중이 올해 1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앵커>

이런 염색 샴푸라는 것이 최근 들어 나온 것은 아닌 것 같아요. 예전에도 좀 있었던 것 같은데, 왜 요즘 들어서 이렇게 시장 규모가 커지는 것입니까?

<기자>

네, 이미 염색 샴푸나 린스 제품 수십 년 전부터 나왔습니다. 국내만 따져도 지난 93년에는 컬러린스라는 것이 나왔고요. 재작년에도 새치 케어 샴푸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나온 모다모다라는 염색 샴푸가 좀 획기적이었죠.

염색약 성분이 들어간 것이 아니라 처음으로 '갈변 원리'를 이용했기 때문인데요, 사과 껍질이나 바나나 껍질을 벗기면 알맹이가 공기와 닿아서 누렇게 변하는 것을 갈변 현상이라고 하잖아요.

이것을 머리카락에 적용해서 흰머리가 흑갈색으로 '발색'되게 하는 것인데, 기존에 머리카락에 색을 입히는 방식과는 전혀 다른 것이죠.

사실상 그동안 염색 샴푸와는 차별화된 '새로운 시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샴푸가 출시되고 나서 "1초에 16개 팔린다", "완판이다" 하면서 큰 인기를 끌었고요. 단기간에 300억 원어치 이상을 팔아치웠습니다.

이것을 계기로 다시 염색 샴푸가 시장성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게 되면서 샴푸회사들이 너도나도 염색 샴푸를 출시하고 있는 것입니다.

<앵커>

그러면 지금 최근 들어 나오고 있는 제품들이 다 이 갈변 현상을 이용한 그런 제품들인가요?

<기자>

그것은 아닙니다. 그냥 모다모다를 계기로 염색 샴푸가 다시 붐을 일으켰다 정도로 보시면 되고요. 색을 입히는 방식은 다 달랐습니다.

한 회사 염색 샴푸 경우는 검은콩이나 칡뿌리 같은 성분들이 머리카락 표면에 달라붙게 해서 새치를 어둡게 변색하는 방식을 씁니다. 즉, 색깔이 '누적 코팅'된다고 보면 됩니다.

그리고 이름만 '샴푸'를 갖다 쓴 제품도 있으니까 성분 잘 확인하셔야 합니다.

인터넷에 염색 샴푸라고 치면 정말 많은 상품이 나오는데요, 자세히 살펴보면 제품 성분에도 염모제 성분이 있고, 사용상 주의점에도 염모제가 명시돼 있습니다.

'염모제'라는 표기가 돼 있으면 그냥 염색약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앵커>

꼼꼼히 좀 잘 살펴보고 구입해야겠네요. 그런데 오늘 설명 쭉 듣다가 아마 이렇게 궁금하신 분이 계실 것 같기는 한데, 모다모다 샴푸, 아까 말씀해주셨던, 대표적인 상품 있잖아요. 얼마 전에 원료 때문에 약간 좀 이야기가 있었잖아요. 식약처에서 사용하면 안 되는 원료를 썼다 이런 식으로요. 그런데 그것은 지금 어떻게 되고 있습니까?

<기자>

네, 지금 이제 재검토를 해보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재검토 기간이 2년 6개월이거든요. 이 기간 동안 이 모다모다 샴푸 국내에서도 살 수 있게 됐습니다.

식약처가 금지 성분이라고 지정한 것이 갈변 현상을 돕는 THB라는 촉매제인데요, 미국과 일본 같은 나라는 이 성분이 금지되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그동안 모다모다 측은 이런 나라들에 수출을 해왔었고요, 수백억 원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정부는 해외 경쟁력까지 확인한 만큼 식약처가 유해 성분이라고 판단한 부분도 미국과 비교해 완화하는 방향으로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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