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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26년간 납치된 아들 찾다 세상 떠난 중국 엄마…5년 뒤 드러난 사실

[월드리포트] 26년간 납치된 아들 찾다 세상 떠난 중국 엄마…5년 뒤 드러난 사실
"양 아주머니, 편히 가세요."

지난 2017년 1월 23일 중국 광둥성 후이저우에 사는 쉬젠펑은 중국 인터넷 메시저인 위챗(중국판 카카오톡)에 올라온 부고 소식에 가장 먼저 조의를 남겼습니다. 부고는 광둥성 광저우시에 사는 양쑤후이가 세상을 떠났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친부모를 찾고 있는 쉬젠펑과 납치된 아들을 찾고 있던 양쑤후이는 위챗 친구였습니다. 그리고 5년이 이달 6일 아침, 쉬젠펑은 경찰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최근 유전자 검사 결과 그의 친어머니가 양쑤후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 2017년 위챗 양쑤후이 부고에 쉬젠펑이 남긴 조의
 

아들 찾기 위해 항암치료도 거부했지만…엇갈린 운명

펑파이, 저장일보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저장성 타이저우시에서 교사였던 양쑤후이는 지난 1991년 첫째 딸과 둘째 아들과 함께 남편이 일하고 있는 중국 광저우로 갔습니다. 그해 6월 남편은 4살 난 둘째를 데리고 외출했는데, 한 상가 건물에서 낯선 사람이 건넨 담배를 피우고 정신을 잃었습니다. 깨어나 보니 아이는 이미 사라져 있었습니다.

사건 이후 양쑤후이는 광저우를 떠나지 않고 아들이 사라진 건물에서도 일하면서, 아이를 찾아다녔습니다. 남편과 결국 이혼한 양쑤후이는 왼쪽 눈이 실명되고, 폐암에 걸렸지만 중국 전역을 다니며 아들 찾기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화학 항암치료도 받지 않았습니다. "외모가 변해, 아들이 어머니를 알아보지 못할 것이 두렵다"는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 26년간 아들을 찾아 중국 전역을 다닌 양쑤후이 (출처 : 펑파이)
 

지난 2016년 여름 쉬젠펑은 양쑤후이의 사연을 접했습니다. 쉬젠펑은 자신이 어릴 때 두 명의 남자에게 납치됐고, 간신히 탈출해 현재의 양부모에게 입양된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친부모를 찾기 위해 2010년에 유전자 검사를 위한 혈액도 제출했지만 일치하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러던 가운데 양쑤후이의 아들과 자신이 닮았다고 생각한 쉬젠펑은 양쑤후이와 그녀의 딸에게 위챗으로 연락했습니다. 하지만, 사진상 얼굴이 닮지 않았고, 엉덩이에 반점이 없다는 이유로 서로 모자 관계가 아니라고 서로 생각했습니다. 게다가 양쑤후이도 쉬젠펑보다 먼저 혈액 샘플을 제출했습니다. 이후 쉬젠펑은 양쑤후이에게 "광저우로 가 찾아뵙고 싶다"며 "아들도 당신을 찾고 있을 것입니다"라는 문자를 보냈고 양쑤후이는 "고맙다"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양쑤후이의 병세가 급속도로 악화되면서 만남은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 양쑤후이(좌)와 아들 쉬젠펑(우) (출처 : 펑파이, 텅쉰왕)
 

메신저로도 연락했지만…"검사가 정확했더라면"

쉬젠펑은 매체 인터뷰에서 양쑤후이가 자신의 친어머니라는 소식을 듣고 "머리가 멍해지면서 놀라움보다 후회가 더 많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12년 전 유전자 검사가 정확하지 못했던 것과 6년 전 신체 특징이 맞지 않는다고 쉽게 말한 것을 안타까워했습니다. 중국 매체에 따르면 쉬젠펑은 어렸을 때 엉덩이에 화상을 입어서 반점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 어머니 양쑤후이 묘를 찾은 쉬젠펑 (출처 : 인민시각)
 

지난 14일 타이저우시에 있는 어머니의 묘를 찾은 쉬젠펑은 '엄마, 나 돌아왔어요'는 말을 반복하며 계속 울기만 했습니다. 중국 매체들은 "26년 동안 아들을 찾아 헤매던 양쑤후이에게 유일한 위안은 마침내 아들을 찾았다는 사실뿐"이라며 인신매매 범죄에 대한 엄격한 처벌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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