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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 선배의 폭행, 졸업 이틀 전에야 징계…'꿈' 멈췄다

초교 2학년 때 시작한 검도 그만둔 피해자는 지난달 전학

<앵커>

한 고등학교 운동부에서 선배의 폭행에 시달리던 학생이 제보를 보내왔습니다.

계속된 폭행을 견디다 못해 학교에 도움을 청했지만, 징계 조치는 가해 학생 졸업 이틀 전에야 나왔고, 피해 학생은 운동을 그만두게 됐다는데, 박세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검도 국가대표를 목표로 지난해 유명 검도부가 있는 고등학교에 진학한 A 군.

입학 2개월쯤 뒤부터 검도부 선배 B 군의 폭행이 시작됐다고 합니다.

[A 군 : 손으로 그냥 손바닥으로 머리를 때리거나 뺨을 막 때리고….]

폭행은 주로 학교 체육관 내 CCTV가 없는 공간에서 이뤄졌고, 친구들이 보는 앞에서 맞기도 했습니다.

[A 군 : 많으면 일주일에 네 번 정도 (폭행)했고요. 저만 맞고 친구들은 분명히 같이 들어왔는데….]

A 군은 검도부 선배에게 반년 넘게 폭행을 당했다며 신고했고, 6주 뒤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가 열렸습니다.

신속하게 열릴 줄 알았던 학폭위가 6주 뒤에나 열리면서, 그 사이 학교 측이 다른 폭력 사건의 사례를 들며 회유도 했다고 A 군 가족은 말했습니다.

[A 군 어머니 : (학교 폭력 담당 교사가) 다른 학부모님들은 다 용서했고 어머님 어떠시냐고… 너무 제가 화가 나는 거예요.]

B 군이 피해자에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분리하는 조치도 신고 직후 3일뿐이었습니다.

[A 군 : 그래서 동네도 잘 안 돌아다니고 그냥 집에만 있었던 거 같아요.]

학폭위가 B 군에게 내린 조치는 서면 사과와 접촉 금지, 학급 교체.

이마저도 B 군이 조치 이틀 뒤 고등학교를 졸업해 실질적 불이익은 없는 셈입니다.

학교와 교육청은 학폭위 개최 과정이나 조치는 정상적으로 진행됐다고 설명했습니다.

A 군은 결국 초등학교 2학년 때 시작한 검도를 그만두기로 하고 지난달 전학을 갔습니다.

[A 군 어머니 : 심적으로 너무 많이 다쳤고. 이거는 평생 가져가야 할 상처고. 앞으로의 진로가 어찌 됐든 한순간에 와르르 무너져버리니까.]

(영상취재 : 조창현, 영상편집 : 윤태호, CG : 엄소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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