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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브스레터 이브닝(3/10) : "우리 지역 1위 하면 대통령"…대선 공식 줄줄이 깨졌다

스브스레터 이브닝 최종

퇴근길에 보는 뉴스 요약, 스브스레터 이브닝입니다.

'어느 지역에서 득표율 1위하면 대통령 된다'고 알려진 지역들이 있죠. 시도 가운데는 제주도를 비롯해 4곳, 시군구 단위로는 15곳이 있는데요, 직접선거가 실시된 지난 13대 대선부터 5년 전 19대 대선까지 무려 7번의 대선에서 이들 지역의 득표 1위가 대통령에 당선됐죠. 그러니까 적중률 100%여서 '정치 풍향계'나 '민심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지역이죠. 이번 대선에서는 어땠을까요?  

윤석열 당선인 (사진=연합뉴스)
 

'제주 1위=대통령'깨지고 '충북 1위=대통령'만 통했다 

 
직접선거로 치러진 지난 7차례 대선에서 지역 1위와 당선인이 일치했던 시·도는 충청북도, 경기도, 인천광역시, 제주도의 4곳이죠. 근데 이들 4곳 가운데 이번 대선의 당선인을 맞힌 곳은 충북 뿐이네요. 충북이 유일한 '대선 족집게 지역'으로 남게 된 거죠. 이번 선거의 개표 결과 윤석열 당선인은 50.67%,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45.12%의 득표율을 충북에서 기록했는데요, 윤 당선인의 충북 득표율은 전국 득표율(48.56%)보다 높네요. 충북의 표심이 캐스팅보트 역할을 했다는 것도 읽을 수 있네요.

대통령 당선인을 적중하지 못한 경기,인천,제주 가운데서 지역 표심이 가장 많이 빗나간 곳은 제주네요. 제주지역 득표율은 이재명 후보 52.59%, 윤석열 당선인 42.69%인데요, 전국 득표율과 비교하면 1,2위가 바뀐데다가 격차도 9.9%포인트나 되니까요. 
 
사진=연합뉴스
 
제주지역 유권자는 전국의 1% 남짓에 불과하지만, 13대 대선부터 19대 대선까지 제주 1위가 청와대 주인이 됐죠. 13대 노태우, 14대 김영삼, 15대 김대중, 16대 노무현, 17대, 이명박, 18대 박근혜, 19대 문재인 대통령이 제주에서 득표 1위였거든요. '제주 득표 1위=대통령'이라는 공식이 30년 넘게 유지되다가 이번에 깨진 거죠.
 

싱크로율 1위 구리시, 이번엔 달랐다

 
SBS 데이터저널리즘팀 마부작침이 지난 7차례의 대선 개표 데이터를 심층 분석해 지난 1월 '우리 동네 대선 이야기'라는 이름으로 연속 보도한 적이 있는데요, 시군구 단위에서 가장 근접하게 전국 대선 결과를 맞힌 곳은 경기도 구리시였어요. 득표 순위뿐 아니라 후보별 득표율까지 전국 개표 결과와 매우 비슷했는데요, '싱크로율'이 96.17%나 되는 것으로 분석됐죠. 지난 19대 대선의 경우 문재인 후보는 41.08%의 전국 득표율로 당선됐고, 홍준표 후보 24.03%, 안철수 후보 21.41%을 기록했는데요, 구리시 득표율도 문재인 41.59%, 홍준표 21.22%, 안철수 23.32%로 거의 일치했죠. 이렇게 구리 시민의 표심이 대선 결과와 가장 비슷했죠.

구리시의 인구분포가 대한민국 전체 인구분포와 매우 유사하다는 인구통계적 분석과 함께 구리시의 지역적 특성으로 이런 현상을 설명해 왔는데요, 구리지역은 독특한 지역 특성이 있다는 거죠. 즉, 구리시는 도시화된 베드타운으로 전국 각 지역 출신 사람들이 한데 모여 살면서 어느 쪽도 우세하지 않은 정치성향을 보여 왔다는 설명이죠.

근데 이번엔 구리시 표심과 전국의 표심이 달랐네요. 구리시 유권자들의 표를 개표했더니 이재명 후보(50.10%)가 1위였고, 윤석열 당선인은 46.47%로 2위였거든요. '대선 족집게 지역'이라는 말이 이번엔 안 통한 거죠.
 

7번 대선 맞힌 15곳, 8번째는?    

 
경기도 구리시 외에도 지난 7번의 대선에서 당선자를 맞힌 시군구가 14곳 더 있는데요, 이번 20대 대선에서는 어땠을까요? '지역 1위 후보가 당선된다'는 공식을 유지한 곳이 6곳에 불과했네요. 그러니까 구리시를 포함해 족집게 시군구 15곳 가운데 지역 1위와 전국 1위가 일치한 곳이 6곳이고, 나머지 9곳은 일치하지 않은 거죠. 
스브스레터용

족집게 지역 표심과 당선인 다른 이유는?

위의 표에서 알 수 있듯이 과거 대선에서 족집게였던 곳 가운데 충청권은 이번에도 족집게로 남았고, 경기 인천의 시군구들은 맞히지 못했죠. 이번 선거의 특수성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을 텐데요, 윤석열 당선인의 지역 연고와 이재명 후보의 경기지사 이력이라는 점이 족집게 지역의 표심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네요.

윤 당선인은 부친이 충남 공주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점을 강조하며 '충청의 아들'이라는 지역 연고와 '충청 대망론'으로 충청권 표밭갈이를 했죠. 물론 이재명 후보도 아내 김혜경 씨가 충청 출신인 점을 앞세워 '충청의 사위'를 강조했지만 충청 민심은 '충청의 아들'로 기운 셈이죠. 충청권 4개 시·도 권역에서도 대전(윤석열 49.55% 대 이재명 46.44%) 충남(윤 51.08% 대 이 44.96%), 충북(윤 50.67% vs 이 45.12%) 등 3개 권역에서 윤 당선인이 우세했고 세종(윤 44.14% vs 이 51.91%)에서는 이재명 후보가 승리했죠. 그동안 세종시에서 민주당이 압도적인 득표를 해왔던 점을 감안하면 윤 당선인이 40% 이상 득표한 것도 선전한 것으로 볼 수 있고요.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후보는 경기지사를 지낸 만큼 경기도가 정치적 텃밭인 셈인데요,  경기에서는 이 후보가 50.94% 득표율로 45.62%에 그친 윤 당선인을 따돌렸죠. 그러다 보니 경기도의 족집게 시군구의 득표 1위가 당선인과 일치하지 않는 결과를 내게 된 거죠. 근데 경기에서 이재명 후보가 승리를 하기는 했지만 지난 총선과 비교하면 득표율이 떨어져 민주당 지지 강도가 떨어졌다는 분석도 있네요.
 

오늘의 한 컷

 
사진=연합뉴스
 
겨울이 유난히 길었는데요, 봄이 계절의 한복판에 성큼 들어왔네요. 제주 서귀포시 사계리 일대에 만발한 유채꽃 사진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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