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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어제는 감독 오늘은 작가'…영화감독 '부캐' 전성시대

[Pick] '어제는 감독 오늘은 작가'…영화감독 '부캐' 전성시대
▲ 시립미술관에서 열렸던 팀 버튼 전시 홍보영상 중 일부

최근 영화감독들을 영화관이 아닌 전시장에서 만나볼 기회가 많아졌습니다. 최근 감독들의 '부캐' 활동이 활발하기 때문입니다.

오늘(4일) 미술계는 다음 달인 4월 우리에게 '가위손'(1990), '찰리와 초콜릿 공장'(2005) 등 개성 넘치는 영화감독으로 기억되는 팀 버튼 감독의 개인전이 예정되어 있다고 밝혔습니다.

팀 버튼 감독은 영화감독 데뷔 전에도 디즈니의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했던 아티스트로, 2009년 미국 뉴욕 현대미술관(MoMA)에서의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작가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스크린을 꾸미는 영화감독으로서의 '본캐'와 더불어 캔버스 위에서의 예술로 관람객과 만나는 작가로서 '부캐' 활동을 병행하고 있는 겁니다.
굿모닝연예1. 오프닝 박찬욱
▲ 박찬욱 감독

유명 감독의 '부캐' 활동은 국내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박쥐'(2009), '아가씨'(2016) 등으로 우리에게도 익숙한 박찬욱 감독 역시 지난해 부산에서 개인전 '너의 표정'(Your Faces)을 열고 본격적으로 사진작가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박찬욱은 2016년 영화 '아가씨' 제작 현장에서 직접 찍은 사진들을 엮어 '아가씨 가까이'라는 사진집을 내고, 2017년 개관한 서울 용산 CGV '박찬욱 관' 입구에서 '범신론'이라는 제목으로 넉 달에 한 번씩 사진을 전시하는 등 그간 자신의 사진 작품을 조금씩 공개해오다가 지난해 국제 갤러리에서 정식으로 개인전을 열었습니다.
(사진=국제갤러리 제공)
▲ 박찬욱, 'Face 6'

자신의 첫 사진 개인전을 열며 박찬욱은 자신에게 사진이란 '영화로부터의 도피'라면서 "영화 일이 아무리 바빠도 카메라를 놓지 못하는 이유"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지난달에는 세계적인 아트페어 아트바젤 온라인 뷰잉룸 'OVR:2021'에 주차장의 특정 순간을 포착해 친숙한 대상의 낯선 지점을 비추는 'Face 166'(2021년)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민병훈 감독 개인전 (사진=호리아트스페이스)
▲ 민병훈 미디어 아트 개인전 '영원과 하루' 홍보영상 중 일부

예술영화감독으로 익히 알려진 민병훈도 최근 미디어 아트 작가로서의 '부캐'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난달 22일 미디어 아트 개인전 '영원과 하루'가 개막하면서 영화감독과 더불어 미디어 아트 작가로서의 삶을 시작한 민병훈은 이번 전시에서 제주의 자연을 담은 영상 작품 20점을 선보였습니다.

민병훈은 러시아 국립영화대학을 졸업하고 '벌이 날다'(1998), '괜찮아, 울지마'(2001), '포도나무를 베어라'(2006)로 토리노 국제영화제 대상, 코트부스 국제영화제 예술 공헌상, 카를로비바리 국제영화제 비평가상, 테살로니키 국제영화제 은상 등을 수상하며 주목받은 바 있습니다.

지난 17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작품과 관계없이 관객 수가 적으면 실패한 영화가 되니 만드는 기쁨이 사라졌다"며 "미디어아트 작업은 일상적으로 혼자 독립적인 형태의 영상을 만들어 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개인전의 미디어 작품들이 영화의 연장선에 있다며 실제 추후 영화 작업에도 활용할 생각이라고 전했습니다.
굿모닝연예6. 침입자
▲ 영화 '침입자' 중 일부

그런데 감독들의 '부캐' 활동이 미술계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닙니다. 출판계에도 '부캐' 활동을 하고 있는 영화감독도 있습니다.

배우 김무열, 송지효가 주연한 '침입자(2020)'의 감독 손원평 역시 '아몬드', '타인의 집'등을 집필하며 소설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손원평은 2020년 9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대중에게 더 노출되는 건 아무래도 영화감독 쪽이지만 더 많은 일을 하는 쪽은 글"이라며 "영화는 매력적인 작업인 반면 혼자 할 수 없는 일이지만 소설은 (혼자 쓰면서) 창작자로서 자신과 좀 더 가까워지는 과정"이라고 자신의 두 가지 일들에 대해서 이야기하기도 했습니다.

이렇듯 스크린에서부터 영역을 넓혀 가고 있는 이들의 '부캐' 활동은 '본캐' 활동에 아쉬움을 풀어가거나, '본캐'로서의 삶을 확장하고 강화시키는 방식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인기 연예인들을 시작으로 능력 있는 감독들까지 다양한 예술 범위에 도전하는 예능인들이 늘어가면서, 이를 즐기는 관람객들의 문화생활은 더욱 다채로워지고 있습니다.

'뉴스 픽'입니다.

(사진=국제 갤러리 제공, 현대카드 유튜브, 호리 아트스페이스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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