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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러시아 침공에 들썩이는 비트코인, 이유는?

<앵커>

친절한 경제 시간입니다. 오늘(2일)도 한지연 기자와 함께하겠습니다. 우크라이나 사태 때문에 지금 금융 시장이 전반적으로 모두 다 안 좋잖아요. 그런데 이 비트코인 가격만 최근 들어서 좀 오르고 있다면서요.

<기자>

네, 러시아 침공 당시에는 비트코인이 4천500만 원대 아래까지 떨어졌다가 어제 15% 넘게 급등해서 5천만 원을 돌파했습니다.

방금 전 확인해 보니까 5천300만 원대까지 올라왔더라고요.

앞서 미국과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를 국제결제시스템인 스위프트에서 퇴출하기로 한 뒤에 러시아가 가상화폐를 돌파구로 삼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었습니다.

그래서 그제는 미국이 금융제재 후속으로 러시아가 보유한 가상화폐에 대한 제재를 검토하기로 하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추가로 하락하기도 했었죠.

그럼 왜 다시 급등을 한 거냐, 바로 러시아 루블화의 가치 폭락 때문입니다. 스위프트 축출 결정이 내려진 뒤에 루블화가 30% 가까이 폭락을 했습니다.

루블화가 붕괴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 러시아인들이 급하게 비트코인을 대거 매수하기 시작했는데요,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에 비트코인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는 전망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결국 러시아에서 가상화폐를 사재기하면서 지금 가격이 오른다는 거잖아요. 그러면 그만큼 러시아인들은 이 비트코인, 가상화폐에 대한 신뢰가 좀 두텁다, 이렇게 봐야 되는 겁니까?

<기자>

네, 맞습니다. 러시아 금융시스템에서 가상화폐 결제는 다른 나라보다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비트코인 채굴 분야에서 세계 3위고요. 이더리움 창시자도 러시아인이죠.

러시아인이 개설한 가상자산 지갑이 1천200만 개가 넘고요. 예치금은 239억 달러, 우리 돈으로 29조 원에 달합니다.

지난 2014년 크림반도 병합 당시에 미국 금융제재를 한번 경험했었죠. 그 뒤로는 러시아가 가상화폐, 암호화폐 경제를 키워왔거든요.

기존 금융제재 전략을 무력화하려는 시도라고 할 수 있죠. 이렇기 때문에 미국도 러시아가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지 않기 위해서 암호화폐 돈줄까지 막으려고 하는 겁니다.

만약 이 제재안이 구체화할 경우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이 제재안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일까요? 미국이 어떤 전략으로 러시아의 가상화폐를 제재할 것으로 예상이 되고 있습니까?

<기자>

암호화폐 자체를 해킹하거나 시장 자체를 제재한다기보다는 러시아 내 암호화폐 시장을 정밀 타격하는 '핀셋타격' 전략을 취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전 세계 주요 거래소에다 공문을 보내서 러시아에서의 암호화폐 거래를 차단해달라고 요청하는 방식입니다.

근데 앞서 지난달 27일 우크라이나 정부가 트위터를 통해서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에 러시아 사용자 주소를 차단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가 이를 거절을 하면서 러시아인 계좌를 일방적으로 동결하지 않겠다. 이렇게 밝힌 바 있습니다.

이 가상화폐라는 게 중앙 금융기관 통제에서 벗어난다는 점, 또 익명성으로 성장을 해왔잖아요.

그런데 이런 핵심기능이 공권력으로 무력화된다면, 가상화폐에 대한 신뢰와 매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에 개인 지갑을 통한 뒷거래로 돈세탁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제도권 거래소 제제가 실효성이 있을지, 또 러시아인이 사용할 계좌를 미국이 골라내는 것 자체가 가능할지 같은 회의적인 시각도 많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런데 이 러시아뿐 아니라 우크라이나에서도 가상화폐 거래가 크게 늘고 있다면서요?

<기자>

네, 하루 거래량이 60억 원으로 평소 3배가 넘는데요, 가상화폐가 전쟁 자금을 마련하는 주요 자금줄로 쓰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달 26일이죠. 우크라이나 정부가 트위터에 "암호화폐를 기부받는다"며 코인을 전송받을 지갑 주소를 공유했는데요, 우크라이나 정부와 NGO가 러시아 침공 이후 기부받은 가상화폐가 2천2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264억 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우크라이나 금융시스템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투명하고 안전한 암호화폐가 기부에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는 건데요, 그동안 비트코인이 통화로서 가치가 있느냐, 이런 논란이 많았었잖아요.

적어도 지금은 지정학적 위험이 있는 분쟁 지역에서는 가상화폐가 통화로 주목받고 있다는 점은 명확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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