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텃세 판정에 박장혁 "이러려고 쇼트트랙 했는지 회의감 들어"

'중국 텃세 판정'의 피해자는 아니었지만, 박장혁(스포츠토토)도 화가 나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박장혁은 오늘(8일) 오후 중국 베이징의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공식 훈련을 치르고 믹스트존에서 취재진과 만났습니다.

어제 열린 남자 1,000ｍ 준결승에서 황대헌(강원도청)과 이준서(한국체대)가 결승선을 일찍 통과하고도 이해하기 힘든 페널티를 받아 탈락했습니다.

박장혁은 앞서 준준결승에서 무리한 플레이를 한 선수와 충돌해 넘어지면서 왼손 손가락이 찢어져 일찍 도전을 멈춘 터였습니다.

박장혁은 당시에 피가 뚝뚝 떨어진 상처 부위를 보며 '운동을 그만둬버릴까' 하는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

이내 마음을 다잡고 남은 올림픽 경기에서 최선을 다하자고 혼잣말로 다짐했을 때, 황대헌과 이준서가 연달아 편파 판정으로 실격됐습니다.

박장혁은 "내가 꿈꾸던 무대에 어렵게 올랐는데, (황대헌과 이준서의 경기 결과를 보면서) 이런 걸 보려고 지금까지 운동했나 하는 회의감이 크게 들었다"고 털어놨습니다.

이어 "쇼트트랙이라는 게 적당한 몸싸움은 있을 수밖에 없지만, 특정 나라에만 유리하게 판정이 내려지는 것은 정말 이해할 수 없다"고 힘줘 말했습니다.

이 종목에서 결국 금메달을 따낸 중국의 런쯔웨이는 편파 판정 논란에 대해 "이게 바로 쇼트트랙 경기이고, 이번 판정은 그나마 괜찮은 판정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박장혁은 "(이런 상황에서) 그런 발언은 자제해 주는 게 맞지 않나 생각한다"고 일침을 놨습니다.


박장혁은 다친 부위를 열한 바늘 꿰맸음에도 링크에 나와 가볍게 훈련을 소화했습니다.

박장혁은 "깊게 찢어져 걱정을 많이 했는데 다행히 근육이나 신경 쪽은 좀 비껴갔다"면서 "그냥 꿰매기만 한 상태여서 스케이트 타는데 솔직히 지장이 있을 것 같고 부상 때문에 경기력이 안 나왔다는 핑계를 대고 싶지 않다"고 의연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사진=쇼트트랙 대표팀 관계자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