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쇼트 판정 부당" 한국 선수단, 스포츠중재재판소에 제소

<앵커>

어제(7일) 열린 베이징동계올림픽 쇼트트랙 경기에서 우리 입장에서는 정말 화가 나는 판정이 나왔습니다. 남자 1,000m에 출전한 우리 선수들이 황당한 판정으로 잇달아 실격됐는데 오늘 스포츠중재재판소에 제소하기로 했습니다.

베이징에서 하성룡 기자입니다.

<기자>

문제가 된 장면은 남자 1,000m 준결승에서 잇달아 나왔습니다.

준결승 1조에서 중국 선수들에 이어 3위로 달리던 황대헌이 4바퀴를 남기고 절묘하게 인코스를 파고들어 단숨에 선두로 치고 나간 뒤 그대로 1위로 들어왔는데, 심판은 비디오 판독을 거치더니 황대헌에게 실격 판정을 내렸습니다.

추월 과정에서 레인 변경을 늦게 했다는 이유였습니다.

[배성재 캐스터 : 아 너무 황당합니다.]

[박승희 해설위원 : 이건 말이 안 됩니다.]

느린 화면을 보면 오히려 중국 선수가 황대헌의 다리를 손으로 건드렸는데 정상적으로 추월한 황대헌을 실격시킨 것입니다.

억울한 판정에 황대헌은 할 말을 잃었습니다.

[황대헌/쇼트트랙 국가대표 : (인터뷰는) 조금 나중에 할게요, 나중에….]

2조로 나선 이준서도 조 2위를 차지하며 무난히 결승에 진출하는 듯했는데 심판은 이번에도 이준서가 헝가리 선수와 접촉 과정에서 레인 변경 반칙을 했다며 실격 판정을 내렸습니다.

공교롭게도 황대헌과 이준서가 실격되면서 탈락할 뻔한 중국 선수 2명이 대신 결승행 티켓을 따냈고 결승에서도 이해할 수 없는 판정이 또 나왔습니다.

헝가리의 류 사오린이 3명이나 되는 중국 선수들의 집중 견제를 뚫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역시 비디오 판독을 거쳐 실격됐습니다.

중국의 런쯔웨이는 결승선 앞에서 류 사오린을 잡아당기고도 페널티를 받지 않았고, 이렇게 중국 선수들이 금메달과 은메달을 나눠 가졌습니다.

심판의 이해할 수 없는 판정이 계속된다면 우리 선수단의 메달 도전은 앞으로 더욱 험난해질 전망입니다.

우리 선수단은 황대헌, 이준서의 실격 판정에 대해 곧바로 국제빙상경기연맹과 IOC에 항의 서한문을 발송했고, 스포츠중재재판소에 제소하기로 했습니다.

대한체육회는 이와 관련한 긴급 기자회견을 오늘(8일) 오전 베이징 현지에서 열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