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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평양으로 수학여행"…추억의 기록 한자리에

<앵커>

일제강점기 제주에서 평양으로 수학여행을 갔던 때부터 최근까지 수학여행의 기록들을 한자리에 모은 전시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역사와 추억을 담아낸 전시회 현장을 권민지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1939년 일본 교토의 한 신궁에서 촬영된 수학여행 사진입니다.

학생들의 어두운 표정 속에는 민족의 깊은 아픔이 담겨 있습니다.

일제 강점기 동안 일제는 제주학생들에게 열등감을 주고 신민화하기 위해 강제로 일본과 중국, 북한 평양까지 수학여행을 보냈습니다.

전체주의 교육 탓에 학생들의 머리스타일부터 옷과 모자, 손에 든 지팡이마저 똑같습니다.

이 시기 수학여행은 일본이 학생들을 통제하고 선동하기 위한 수단이었던 겁니다.

[변숙희/제주교육박물관장 : 당시 일본지역으로까지 (수학여행 지역을) 확대한 이면에는 일본제국을 우상화하려는 '황국 신민화 정책'의 의도가 숨어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해방 후 학생들은 더 다양한 곳으로 수학여행을 떠났습니다.

제주 일주 수학여행에서 배를 타고 뭍으로 나가다 항공기로 교통수단이 바뀌었습니다.

단순히 관광지를 돌던 수학여행은 체험학습 형태로 달라져 왔습니다.

[김정돈/전 초등학교 교장 : (1963년도) 중학교 때 3학년 때 수학여행을 갔는데 그때는 여관 이런 게 없고 학교에 가서 모포를 깔고 잠을 잤고. 식사는 거기에서 밥하는 사람 불러서 (먹고).]

단체사진에서는 획일성을 강조하는 역사의 잔재가 여전히 남아 있긴 하지만, 친구들과 함께 하는 수학여행이 신나고 설레는 것은 지금이나 그때나 같습니다.

[현석원/제주교육박물관 학예연구사 : 지금 학생들이 예전 사진을 봤을 때 '우리 부모세대들은 이런 수학여행을 다녀왔구나' 하면서 부모와 자녀가 소통할 수 있는 그런 자리가 될 것 같습니다.]

일제강점기부터 시작된 제주 수학여행의 역사를 기록한 기획 전시회는 다음 달 27일까지 제주교육박물관에서 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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