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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자루로 머리를 확" 직원들 괴롭힌 상사, 복귀한다

<앵커>

한 지자체가 관리하는 업체에서 부하 직원들에게 업무와 상관없는 가축 사육장을 짓게 하고 폭언을 했던 센터장이 갑질이 인정돼 자리를 떠났습니다. 그런데 1년 만에 다시 복귀하게 되면서 피해 직원들이 두려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TJB 이수복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한 남성이 용접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남성은 수레에 돌을 실어 나르기 바쁩니다.

언뜻 공사 근로자처럼 보이지만, 이들은 '논산시 교통약자 이동지원센터' 소속 콜택시 기사와 직원입니다.

이 모든 건 당시 위탁사업자인 센터장 A 씨의 황당한 지시로 시작됐습니다.

A 씨는 사무실 인근에 닭과 오리 사육장을 짓게 하고, 농작물 경작을 위한 비닐하우스도 설치하도록 했습니다.

[직장 내 괴롭힘 피해 직원 : (센터장) 이 XX가 '확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지, 삽자루 가져다가 머리를 확 XX버릴라' 이런 소리죠.]

결국 직원들은 논산시와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인권위 등에 '직장 내 괴롭힘'으로 진정을 넣었습니다.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논산시는 지난해 3월 A 씨와의 위탁 사업 계약을 연장하지 않고, 직영으로 전환했습니다.

노동청 등에서도 직장 내 괴롭힘이 인정됐습니다.

하지만 얼마 전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논산시가 직영에서 위탁운영으로 방침을 바꾸고 A 씨가 지회장으로 있는 한 장애인 단체를 위탁사업자로 선정한 겁니다.

시는 이 단체가 유일하게 입찰에 나서 어쩔 수 없었다며 피해 직원들이 인사상 불이익이 없도록 추가 조치를 마련한다는 방침입니다.

A 씨는 업무와 관련 없는 지시를 일부 한 건 맞지만 강제하지 않았고, 폭언과 욕설 등은 막역한 관계로 지내면서 나온 말이었다고 설명합니다.

[A 씨/논산시 교통약자 이동지원센터 위탁 사업자 : '야 인마. 야 이 XX야' 웃으면서 했지, 인상 쓰면서 하진 않았어요.]

다음 달 1일 A 씨는 센터장으로 다시 복귀할 예정, 괴롭힘 피해 직원들은 오늘도 마음 졸이며 출근길에 나서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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