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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사육장 짓게 한 갑질 상사 '귀환'…두려운 직원들

<앵커>

한 지자체 관련 업체에서 직원들에게 업무와 아무 상관 없는 가축 사육장을 짓게 하고, 폭언을 했던 센터장이 자리를 떠나게 됐는데, 1년 만에 다시 그 자리로 돌아오게 되면서 피해 직원들이 두려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TJB 이수복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한 남성이 용접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남성은 수레에 돌을 실어 나르기 바쁩니다.

언뜻 공사 근로자처럼 보이지만, 이들은 '논산시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 소속 콜택시 기사와 직원입니다.

이 모든 것은 당시 위탁사업자인 센터장 A 씨의 황당한 지시로 시작됐습니다.

A 씨는 사무실 인근에 닭과 오리 사육장을 짓게 하고 농작물 경작을 위한 비닐하우스도 설치하도록 했습니다.

[직장 내 괴롭힘 피해 직원 : (센터장) 이XX가 '확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지, 삽자루 가져다가 머리를 확 XX버릴라' 이런 소리죠.]

결국 직원들은 논산시와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인권위 등에 '직장 내 괴롭힘'으로 진정을 넣었습니다.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논산시는 지난해 4월 A 씨와의 위탁사업 계약을 연장하지 않고, 직영으로 전환했습니다.

노동청 등에서도 직장 내 괴롭힘이 인정됐습니다.

하지만 얼마 전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논산시가 직영에서 위탁운영으로 방침을 바꾸고, A 씨가 지회장으로 있는 한 장애인단체를 위탁사업자로 선정한 것입니다.

시는 이 단체가 유일하게 입찰에 나서 어쩔 수 없었다며 피해 직원들이 인사상 불이익이 없도록 추가 조치를 마련한다는 방침입니다.

A 씨는 업무와 관련 없는 지시를 일부 한 것은 맞지만 강제하지 않았고, 폭언과 욕설 등은 막역한 관계로 지내면서 나온 말이었다고 설명합니다.

[A 씨/논산시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 위탁사업자 : '야 인마. 야 이XX야' 웃으면서 했지, 인상 쓰면서 하진 않았어요.]

다음 달 1일 A 씨는 센터장으로 다시 복귀할 예정, 괴롭힘 피해 직원들은 오늘도 마음졸이며 출근길에 나서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최운기 TJ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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