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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판다] '착취' 몰랐단 염전 기업…수상한 '돈 거래'

<앵커>

전남 신안 염전에서 일부 노동자들이 여전히 착취당하고 있다는 의혹을 저희 끝까지판다팀이 어제(24일) 전해드렸습니다. 이런 의혹이 끊이지 않는 것은 염전산업의 구조와도 관계가 있습니다. 대규모 염전을 가진 소금 기업들은 염전을 여러 개로 쪼개서 이른바 '염사장'이라 불리는 사람들과 임대 계약을 맺습니다. 그 이후 염사장들은 다시 '염부'라고 불리는 노동자들을 고용해 염전을 운영하는 방식이 많은데, 이런 구조 속에서는 문제가 생기더라도 최상위 기업은 제대로 처벌받지 않기 때문에 노동자들의 인권은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먼저, 정반석 기자입니다.

<기자>

460여만㎡,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전남 신안의 태평염전입니다.

박영근 씨가 탈출한 염전은 염사장 장 모 씨 가족이 태평염전으로부터 일부를 임차해 운영하던 곳이었습니다.

그런데 경찰 수사 과정에서 수상한 자금 거래가 포착됐습니다.

지난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장 씨가 고용했던 염부 A 씨 계좌와 태평염전 B 회장 계좌 사이에 54회, 약 2억여 원이 오갔습니다.

태평염전 법인과도 11회에 걸쳐 3천여만 원을 거래한 기록이 나왔습니다.

염사장을 건너뛰고 회장과 염부 사이에 직접 자금 거래가 있었던 것입니다.

염사장 장 씨 일가는 명의를 빌린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염전 주인 가족 : 우리가 계약이 안 되니까 네(노동자) 앞으로 좀 해도 되겠느냐, 해줘도 괜찮다는 사인 하나 해주라….]

태평염전 측은 돈이 오간 이유에 대해 답하지 않았습니다.

박영근 씨 탈출 이후 지난해 11월 구속된 장 씨는 지난 2014년 '신안 염전 노예 사건' 때도 준사기와 감금 등의 혐의로 구속된 바 있습니다.

그런데도 태평염전은 장 씨 가족과 처가 명의로 다시 염전을 임대해줬고, 또 비슷한 착취가 일어난 것입니다.

태평염전 측은 염사장과 염부 사이의 일은 알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태평염전 관계자 : 우리가 임대만 주는 거고 임대 맡아서 하는 사람들이 전체적으로 인원 관리를 하고 모든 걸 관리하기 때문에 임금을 줬냐 안 줬냐 이런 것까지 관여를 못 했죠.]

하지만 인권단체들은 앞선 정황들을 바탕으로 태평염전이 장 씨 일가의 범행을 방조했거나 사실상 범행에 가담한 것이라며 태평염전 경영진을 고발하기로 했습니다.

[최정규/변호사 : 임대업자가 장애인 학대를 하고 있다는 정황이 확인된다면 더는 염전을 운영하게 하지 말아야죠. 이미 7년 전에 그렇게 처벌된 가족이 계속 운영을 하고 있는 것을 그냥 묵인했다고 하면 더더욱 문제고….]

염전업 최상위 기업이 소금 생산 과정의 공정과 인권을 담보해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입니다.

(영상취재 : 하 륭, 영상편집 : 위원양, VJ : 김준호, CG : 최재영)

▶ [끝까지판다] '염전 노예' 피해자들, 염전 되돌아가…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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