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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습격 시도' 1·21 사태 54주년…유일 생존자 만났다

'무장 간첩' 김신조의 남은 이야기

<앵커>

54년 전인 1968년 1월 21일, 북한 특수부대원들이 청와대 습격을 시도해 바로 뒤편 북악산에서 교전이 벌어진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 북한 부대원 가운데 유일하게 생포됐던, 이제 팔순이 된 김신조 씨를 만나봤습니다.
 
임상범 기자입니다.

<기자>

[대한뉴스 : 박 대통령도 직접 동사무소에 나가 절차에 맞춰 주민등록증을 받아들고]

전 국민 주민등록증 발급, 군 복무 36개월로 연장, 고등학교·대학교 교련 수업, 이 모든 것은 1968년 1월 21일, 그 사건 때문이었습니다.

[대한뉴스 : 북한군의 무장 간첩단이 어둠을 타고 감히 서울까지 와서 난동을 부렸습니다.]
 
북한 124 부대원 31명이 휴전선을 넘은 지 사흘 만에 청와대 코앞까지 침투했고, 군경과의 교전 끝에 29명이 사살됐습니다.

그때 유일하게 생존한 북한 특수부대원이 바로 김신조 씨입니다.
  
[김신조/1·21 침투 무장공비 : 나와라 나오라고 나오면 살려준다고 살려준다 그러더라고요. 수류탄 가져가 자폭하려고 고리를 딱 뽑으려고 했는데 자꾸만 살고 싶은 거야.]

1·21 사태 이후 폐쇄됐다가 52년 만에 개방된 이른바 '김신조 루트'

[김신조/1·21 침투 무장간첩 : (왜 하필 1월에 오셨는지?) 겨울에는 이 사람들 훈련도 잘 안 하고, 군인들 근무도 잘 안 서. 그날이 일요일 날이거든. 일요일 날은 다 놀거든. 자본주의의 약점은 그거 하나 약점이에요.]

바위에는 그날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대한뉴스 : 생포된 무장간첩 김신조가 죽은 일당들을 하나하나 확인했습니다.]

기자회견에서 나온 한 마디에 한국 사회는 충격에 빠졌고,

[김신조/1·21 침투 무장간첩 : 기자가 묻더라고. 김신조, 네 임무가 뭐야? 그러니까 박정희 목 자르러 왔다 지령받은 그대로 말한 거예요.]

서빙고 지하에 10개월간 갇혀 있다 풀려나서는, 자의 반 타의 반 반공 투사로 살아가야 했습니다.

[김신조/1·21 침투 무장간첩 : 시키는대로 하겠다 그랬지. 자유가 안 됐어요. 근데 그게 나중에 딱 보니까 유신이야. 반공안보라고 해서 나를 엮은거야. 그걸 가지고 내가 전국 유세 다녔다니까.]

산행의 끝은 자하문 고개, 그때 순직한 종로경찰서장의 동상 앞입니다.

[김신조/1·21 침투 무장간첩 : 내 동료에 의해서 돌아가신 거니까 간접적인 책임은 있단 말이에요. 두 사람만 살았더라도 이런 부담을 나누면 되는데 혼자 살아서 안고 가니까 굉장히 힘들지….]

냉전과 분단의 현대사, 그 한가운데 있던 풍운아 김신조 씨는 자신으로 인해 감당 못 할 어려움을 겪은 북의 부모님과 가족 때문에 늘 괴로웠다고 털어놨습니다.

최근 잇따른 '유턴' 월북 사건을 언급하면서 일부의 일탈에 대해 비난하더라도 자유와 기회를 찾아온 3만 탈북자들을 동포애로 품어달라는 부탁을 남겼습니다.

(영상취재 : 이승환, 영상편집 : 김초아, 디자인 : 홍성용·성재은·안지현·전해리·조현서, 제작 : 비디오머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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