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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유전자 조작' 돼지 신장 인체 이식…"사흘간 기능"

미국서 '유전자 조작' 돼지 신장 인체 이식…"사흘간 기능"
미국에서 유전자를 조작한 돼지의 신장을 뇌사자의 체내에 이식하는 수술이 처음으로 이뤄졌다고 뉴욕타임스 등이 보도했습니다.

지난 7일 미국에서 유전자 조작 돼지의 심장 인체 이식 수술이 성공한 데 이어 신장 이식까지 이뤄지면서 이식 대기자들의 기대가 커지고 있습니다.

제이미 로크 박사가 이끄는 앨라배마대 의료진은 현지시각 20일 미국이식학회저널에 실린 논문을 통해 지난해 9월 교통사고로 뇌사 판정을 받은 50대 남성 짐 파슨스의 신체에서 신장을 제거하고 유전자 조작 돼지의 신장을 이식했다고 밝혔습니다.

수술은 파슨스가 뇌사 판정을 받은 지 나흘 뒤인 지난해 9월 30일 진행됐습니다.

논문에 따르면 이식 수술 23분 만에 돼지 신장을 통해 소변이 생성되기 시작했고, 이후 77시간 동안 정상적으로 기능했습니다.

이식 과정에 신장 두 개 중 한 개가 손상돼 기능이 다소 약해졌지만 두 개 모두 인체 거부반응은 없었습니다.

수술을 받은 뇌사자가 돼지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은 것은 물론 혈액에서 돼지 세포가 검출되지도 않았다고 연구진은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3일차에는 이식 대상자의 몸에서 혈액 응고 장애로 과다 출혈이 발생해 신장을 결국 제거했고 환자는 사망했습니다.

이번 수술 전 연구진은 자체 개발한 조직 적합성 반응 검사로 수술 가능 여부를 미리 파악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수술 성공으로 검사의 유효성도 검증됐다고 연구진은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최근 돼지 장기 이식 연구가 잇따르는 가운데 이번 수술은 동료심사를 통과한 의학저널에 실린 첫 신장 이식 연구 성과라고 뉴욕타임스는 전했습니다.

앞서 지난해 10월에도 뉴욕대 랭곤헬스 의료진이 돼지의 신장을 '체외'에 이식해 54시간 동안 정상 기능하는 것을 확인했지만, 당시 수술은 이식 대상자 본인의 신장 2개를 그대로 둔 채, 체외에 돼지 신장 1개를 연결하는 방식이었습니다.

또 앞서 지난 7일에는 메릴랜드대 의료진이 말기 심장질환자의 체내에 유전자 조작 돼지의 심장을 이식하는 수술을 진행했고, 이식받은 환자가 무사히 생존한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미국, 돼지 심장 이식

이들 수술에는 모두 유나이티드세라퓨틱스의 자회사인 리비비코어에서 만든 유전자 조작 돼지가 사용됐습니다.

이 회사 연구진은 인체 면역체계의 공격을 유발하거나 동물의 장기를 과도하게 커지게 하는 일부 유전자를 제거하는 등 10가지 유전자 변형을 가했습니다.

지난해 미국에서 집도된 장기이식 수술은 4만 1천여 건이지만, 장기이식 대기자는 1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신장을 이식받은 파슨스는 장기기증자로 등록된 상태였지만 기증을 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파슨스의 유족은 고인이 남을 돕기 좋아하는 사람이었다며, "자신의 죽음이 다른 이들에게 희망을 가져다줄 수 있다는 사실을 자랑스러워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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