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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대소변 보는 노숙인 신고하라" 경고문에…"노숙인 차별"

[Pick] "대소변 보는 노숙인 신고하라" 경고문에…"노숙인 차별"
 
<경고>
엘리베이터 내/외부 대소변 금지

엘리베이터 내/외부에 대소변을 보는 노숙인 발견 시 역무실로 신고 바랍니다. 적발 시 CCTV 확인 후 고발 조치 예정. - 서울(1)역 -

서울교통공사가 지난 12일 서울지하철 서울역 2번 출구와 엘리베이터 안팎 등에 붙인 경고문의 내용입니다.

노숙자 인권지원 활동을 하는 '홈리스행동'은 이 같은 공사 측의 경고문에 서울교통공사가 노숙인에 대한 차별과 혐오를 조장하는 공지문을 역사 안팎에 붙여 노숙인 인권을 침해했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습니다.

홈리스행동은 어제(18일) 서울역 앞에서 노숙인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서울교통공사가 서울역에 '엘리베이터에서 대소변을 보는 노숙인 발견 시 역무실로 신고 바란다'는 게시물을 여러 곳에 붙인 것은 사회적 신분에 따른 차별 행위로 '노숙인'이라는 사회집단에 대한 편견과 증오를 강화시키고 노숙인들에게는 모욕감과 낙인감 등 정신적 고통을 안기는 형벌화 조치"라고 주장했습니다.

단체 측은 경고문을 두고 '노숙인의 인격권과 평등권을 침해하는 행위'라며 재발 방지 대책 권고를 요구하는 진정서를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출했습니다. 홈리스행동의 문제 제기 뒤 '노숙인 대소변 금지 공지문'은 현재 모두 제거된 상태입니다.

지난달 28일 서울역 광장에 노숙인에 재택치료가 필요할 때를 대비해 한 교회에서 설치한 텐트들이 놓여 있다.
노숙인 지원단체 홈리스행동이 18일 서울 중구 문화역서울 284(구 서울역사) 앞에서 서울교통공사의 노숙인 차별과 혐오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황정현 홈리스행동 상임활동가는 "주거가 없어 생리 현상을 해결할 수 없는 노숙인들의 현실을 건너뛰고 차별과 증오를 선동하고 있다"며 "거리의 노숙인들이 심야 시간에 이용할 수 있는 화장실이 거의 없어 이런 문제가 계속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단체는 또 서울교통공사가 지하철 서울역 공공화장실을 심야 시간에 개방하는 등 조치를 해 인권 침해가 재발하지 않게 대책을 마련하도록 권고해달라고 인권위에 요청했습니다.

한편 공사 측에 따르면 통로를 오가는 시민들로부터 대·소변 냄새 관련 민원이 하루에도 5~10건씩 들어왔다며 "(민원이 접수돼) 서울역 엘리베이터 인근에서 볼일을 본 분들은 CCTV를 확인해보면 노숙인일 경우가 많았다. 현재 경고문은 뗀 상태다"라고 입장을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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